유일한 '윤심 주자'...낮은 인지도 '연대'로 극복
安·黃, "경선 후에도 진실 규명"...신임 당대표의 과제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로 4선 의원인 김기현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 기간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을 강조한 김 신임 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대세 윤심(尹心) 후보임을 입증했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제3차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 경선에서 김기현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김 후보가 과반 득표에 성공함에 따라 당대표 경선은 결선투표 없이 이날 확정됐다.
[고양=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3.03.02 leehs@newspim.com |
◆ 유일한 '윤심 주자'...낮은 인지도 '연대'로 극복
김 신임 대표는 1959년 울산 울주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판사로 재직했다. 2004년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14년엔 지방선거에 출마해 울산광역시장에 당선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대선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를 강조하며 유일한 '윤심 주자'로 등장했다. 초반에는 낮은 인지도로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 후반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윤핵관과 초선의원들이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김 대표와 나 전 의원과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그러다 지난달 초 이 둘은 같은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를 부각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는 '김조(김기현-조경태)연대', '김윤(김기현-윤상현)연대', '김권(김기현-권성동)연대'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당의 화합과 연대를 이룰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대기 정치', '공갈연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러한 비판은 향후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 2021년 12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2021.12.27 leehs@newspim.com |
◆ 安·黃, "경선 후에도 진실 규명"...신임 당대표의 과제
김 대표에게 전당대회 경선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김 대표와 연대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던 황교안 전 대표가 첫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들고나온 것이다. 이후에도 황 전 대표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 대표에게 연일 후보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종용했다.
안철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땅 투기 의혹'에 가세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급기야 진상조사 테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 행정관의 선거개입 문제를 제기하며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상태다.
급기야 안 의원과 황 전 대표는 전날 오찬 회동을 하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안 의원은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당대표가 선출됐지만 전당대회가 남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김 대표 측은 "막장 내부총질", "전대 불복과 '철수'를 위한 명분 쌓기인가'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 역시 일관적으로 의혹에 반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공무원도 단체방에 들어가는 게 허용되고, 공무원이 정치적 의견이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치적 목적만으로 (단체방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고 친목 모임, 사회적 관계로 가입한 단체방에서 정치적 의견이 올라온다고 가입한 공무원에게 책임을 지라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또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 대표는 "불법으로 도로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불법으로 180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 역시 의혹 검증을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전당대회 싸움이 고발전으로 비화한 만큼 김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경선 내내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강조했던 김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