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지주 캐피탈 순익 11% 증가…카드사 8% 감소
여전채 금리 인상에 비용↑…수익 다각화로 '선방'
늘어난 부동산PF는 '리스크' 될 수 있어 주의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5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농협금융지주) 계열 여신전문회사들의 실적이 엇갈렸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모두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여전채 금리가 올라 조달비용 부담이 커졌으나 캐피탈사들은 포트폴리오를 기업금융 등으로 확장하면서 수익 방어에 나선 덕분에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1% 성장했다.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2023.02.15 chesed71@newspim.com |
15일 각 지주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캐피탈사(신한캐피탈·KB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하나캐피탈·NH농협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산은 1조1084억원으로 전년 동기(9957억원) 대비 11%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이 1830억원으로 30% 늘어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고, 신한캐피탈(10%)의 상승률도 두 자릿수로 집계됐다.
반면, 농협은행의 실적으로 취합돼 따로 실적이 명시되지 않는 농협카드를 제외한 4대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417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454억원) 대비 8% 줄었다.
캐피탈, 카드사와 같은 여전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채권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여전채 발행 금리가 두 배 이상 올라 조달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에 수익 악화를 겪었다. 단, 지주계열 카드사의 경우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모회사로부터 끌어올 수 있고, 그룹 통합 리스크 관리 시스템으로 통제받아 재무건전성 저하 폭이 적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캐피탈사들이 카드사들보다 수익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로는 수익 다각화가 꼽힌다. 국내 7개 전업 카드사들은 최근 5년 내 모두 캐피탈사들의 가장 큰 먹거리였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했고, 캐피탈사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기업금융 등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 '전화위복(轉禍爲福·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됨)'이 됐다는 설명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캐피탈사들의 실적이 증가세를 보였던 비결은 기업금융 등 일반대출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영업자산 규모가 확대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각 캐피탈사들의 세부 영업실적을 들여다보면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법인세가 68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고 판매관리비도 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대출자산에서 기업금융이 3조1280억원으로 전년(2조3870억원)보다 31% 불어났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순영업수익 중 이자이익은 3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할부금융 자산은 56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 넘게 줄었고, 리스자산도 1273억원으로 45% 감소한 반면 일반대출, 팩토링 부문의 자산은 7조5795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770억원) 대비 8% 증가했다.
다만, 늘어난 기업금융 자산이 올해는 캐피탈사들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 저하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신한캐피탈의 경우 보유한 부동산PF 대출 중 선순위 비중이 23%로 다소 낮고, 취급 후 경과기간이 길지 않아 분양리스크가 높다는 점도 우려요소"라고 밝혔다.
윤희경 연구원은 "그룹 계열사로 우수한 신용도를 지니고 있고, 위기 발생 시 모회사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어 다른 캐피탈보다 부동산PF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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