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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⑦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기사입력 : 2023년02월09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31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스웨덴 학연정 (학계-연구-정치) 클러스터 모델

인간의 몸은 참 신기하다. 건강하다가도 몸에 과부하가 걸리면 몸살감기가 온다. 조금 쉬어 가며 일하라는 몸의 신호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몸 안에서 자동 면역시스템이 작동한다. 육식 위주의 식단을 가진 사람은 동맥경화 현상으로 심할 경우 뇌출혈이나 심장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햇볕을 많이 쬐지 못하면 비타민 D가 모자라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자살 충동도 쉽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상시 종합비타민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건강 식단, 정기적 건강진단이 좋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우리 몸을 습관처럼 돌본다. 모두 예방적 차원에서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보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미리 챙기고 검사하는 것이 발병하더라도 조기에 빠른 치료와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그런데 민주주의에 병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주의의 이상 증상은 이렇게 나타난다. 동맥경화 증상인 권력의 과도한 집중, 지역정서와 연고 등을 통해 얻은 정치적 지지를 독식해 생기는 정당들의 지역쏠림 현상과 지역갈등, 정당 간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부정선거에 대한 제기와 정권 교체 후 발생하는 선거불복과 하야요구, 다수대표제의 승자독식체제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권력쟁탈, 정치적 해결 능력의 부족으로 파생된 각계각층의 불만표출과 갈등, 정권 교체 후 전 정권세력 청산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국력 소모,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 부재와 언론에 대한 불신, 불법과 탈법적 현장에서 정권 눈치를 보는 경찰과 검찰, 교사의 세계관에 따라 좋은 사람(국가), 나쁜 사람(국가)의 정의가 좌우되는 교육현장, 판사에 따라 재판의 결과가 바뀔 수 있거나 객관적 재판 결과가 나와도 극명하게 찬반으로 갈려 갈등이 증폭되는 사회.

결국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반으로 갈리고, 점점 뉴스를 멀리하고, 객관적 사실 조차도 믿으려 하지 않으며,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고 단지 이겨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회분열현상이 심화된다. 결국 국민 전체가 고장 난 민주주의를 고쳐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인식을 하고 있지만, 어디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불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국가 정치체제의 건강상태를 피파 노리스(Pippa Norris 1999) 교수는 다섯 가지 신뢰지표로 파악해 볼 수 있다고 제시한다.

첫째, 국가와 사회에 대한 자긍심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와 함께 사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존경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군사적으로 힘이 셀수록 국가에 대한 믿음은 커진다. 높은 삶의 질도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준다. 국제경기에서 국가대표가 우승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전 국민이 하나가 되었다. 국민들은 살인적 물가, 실업, 삶의 불안은 잊고 국기를 흔들며 하나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 갔을 때를 생각해 보자.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다. 그 안에 내재된 심리적 상태는 선수가 경기를 잘 한 것이지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BTS가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감독상을 받을 때 "우리나라 참 대단한 나라"라고 말한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그런 인재들이 배출되었을까" 생각한다. 손흥민이 최다골을 넣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을 때 선수를 칭찬하면서도,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나라사람의 우수성을 떠올리며 슬쩍 나를 끼워 넣는다. "알고 보면 나도 참 대단한 사람"라고 동화시킨다. 국가와 국민, 너와 내가 일치되기 때문이다.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체제는 안정적이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높으면 살고 있는 국가체제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독재국가에서 엘리트 스포츠를 왜 그렇게 투자하는지도 알 수 있게 해 준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국기를 보면서 함께 부르는 국가는 모든 시름을 잊게 해 주는 마취제와 같은 효과가 있다.

두번째로 체제의 원칙에 대한 믿음이다. 민주체제에서 채택한 국민주권, 행복, 인권, 자유, 평등, 평화, 안전 등과 같은 헌법적 가치를 얼마나 잘 지켜 주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다. 독재체재에서 민주주의로 체제전환을 이룬 국가의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자녀의 미래가 얼마나 풍족하고 살기 좋은지, 전쟁이나 범죄에로부터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하며 차별을 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지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 준다. 이 믿음이 낮을수록 체제에 대한 도전은 더 거세지고 불안해진다. 하지만 체제마다 중요시 하는 원칙은 순위를 달리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헌법에 명시된 모든 가치를 동등하게 중요한 원칙으로 간주 하지만, 공산주의 혹은 독재국가들은 강한 국가, 안전국가를 가장 중요시 한다. 개인 인권신장이나 시장의 자유를 위한 원칙을 주장하면 제거의 대상이 된다.

셋째는 체제 기능에 대한 신뢰다. 헌법기능, 삼권분립기능, 입법기능, 행정기능, 예산심사기능, 재판기능, 고위직 인사기능, 인권보호 기능, 자유시장기능 등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다양한 기능의 작동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다. 이 체제 기능들은 두 번째 제시된 원칙을 잘 보호하고 발전시키며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판단기준이다.

넷째는 제도 혹은 기관에 대한 신뢰다. 정부, 의회, 여당, 야당, 법원, 검찰, 경찰, 국정원, 세무서, 군대, 대기업 등 국가를 떠받치고 있는 기관들에 대한 믿음 체계다. 어느 한 기관이 집중적으로 낮은 신뢰도가 나왔다면 그 제도가 중증에 걸려 있다는 증거다. 국회와 정당에 대한 불신이 증가한다면 병의 증세가 심각해 시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신호다.

다섯째는 각 기관 속에서 활동하는 행위자들에 대한 신뢰다.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검사, 경찰, 세무관, 소방관, 지방의원, 공무원, 기업인 등 개인에 대한 신뢰다. 각 행위자들이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 부패에 자주 연루되지는 않는가, 국민을 위해 얼마나 봉사하고 희생하는가 등에 대한 종합적 판단에 따라 축적된 인식에 따라 평가한다. 개인에 대한 신뢰는 그 들이 속한 기관과 기능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슬 구조로 되어 있다.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 국회(제도)와 입법기능까지 부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경찰관들에 대한 신뢰가 높으면 경찰 뿐 아니라 경찰의 질서유지와 안전기능까지 좋은 평가를 내린다.

[사진=shutterstock]

문제는 첫번째 요소인 '국가와 사회'와 두번째 요소인 '민주적 체제의 원칙'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을 때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피파 노리스 교수는 그의 2011년 연구에서 국가와 사회가 신뢰를 잃으면 국민의 불복종과 갈등의 확산, 무질서의 확대로 나아가 무정부상태로 발전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혁명이나 체제전복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민주주의 고착화(consolidation) 과정을 연구한 래리 다이아몬드(Larry Diamond) 교수는 1999년 연구에서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민주주의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고 조직된 저항이 확산되면서 안정성이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개선해 나가면서 제도개혁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스웨덴의 경험을 들여다보자.

스웨덴은 민주주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두 가지로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민주주의 조사단(Demokratiutredningen)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민주주의 장관제를 도입했다.

민주주의 조사단(이후 조사단)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동안 민주주의의 기능, 제도, 작동 등을 점검해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게 하는 제도다. 일종의 민주주의 건강검진인 셈이다. 조사단장은 정부에서 임명하지만 중립적인 학자, 혹은 사회전문가 중 한 사람을 선정한다. 학계 전문가들이 정부, 의회, 옴부즈만, 감사원, 검찰, 법원, 지방 정부, 이익단체, 재계, 국가 및 기관 연구소, 기업연구소, 언론대표 등과 세미나, 워크숍, 여론조사 등을 진행해 국내조사결과를 집대성하는 작업이다. 이 뿐 아니라 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 패널의 자문을 받아 스웨덴 민주주의의 총체적 진단, 개혁방향제시, 법제정과 법개정 등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

1985년 이후 지금까지 세 번의 조사단이 구성되었다. 1985년 처음 시작한 민주주의 조사단은 스웨덴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국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삶의 조건을 만들어 가는데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어디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지, 각 기관과 제도의 기능, 그리고 행위자들은 얼마나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5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16개의 대학 연구팀이 각 분야의 권력구조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제출했고, 통계청은 국민, 정치인 및 고급관료, 기업인, 언론인 등의 여론조사 및 인터뷰조사를 진행해 기초자료를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3권의 스웨덴어 단행권, 5권의 영문 단행권, 34개의 스웨덴어 연구보고서, 43개의 영문보고서를 출판해 스웨덴의 권력구조를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조사단은 최종 정책조사보고서(SOU 1990:44)를 정부에 제출했다.

두 번째 조사단은 1차 조사 후 7년만인 1997년 다시 구성해 3년간 운영되었다. 첫 번째 조사단이 다루지 못했던 주제들, 즉 스웨덴의 유럽연합 가입이 스웨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 투표율 하락 문제, 로비활동, IT와 민주주의, 세계화, 청소년들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투표연령 조정 등을 주제로 전국 18개 도시를 돌면서 주제별로 해외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국제회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 도서관 운영, 전국 6개 권역별로 학교방문, 지방의회방문, 지방정당원교육, 장애인 단체별 교육, 노조교육, 시민단체교육 등 다양한 국민교육과 계도, 공청회를 동시에 진행했다. 별도로 32개의 국가보고서, 13개의 단행권 등을 출판해 1차 권력조사단이 다루지 못한 민주주의 제도의 결함, 새로운 환경에 따른 개혁필요성 등을 3년 동안 조사해 2000년 정부에 보고했다.

3차 조사단은 다시 14년만인 2014년에 구성해 2년간 운영되었다. 이전 두 번의 조사단 보다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활동은 더욱 조직적으로 전개되었다. 이 조사단의 핵심 주제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문제점, 생동감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개혁에 초점을 두고 정당 당원, 청년 정치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의 신인 정치인 발굴과 교육, 충원의 문제, 사회 대표성 등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국민과 소통하며 개혁하기 위한 16회 국제학술세미나, 22회의 각계 전문가 회의, 38회 국민설명회 및 공청회의 활동을 펼쳤다.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현실과 동 떨어진 국가제도, 선거제도, 선거권, 오피니언 리더와 정책형성의 핵심주체인 정당들의 제한된 능력, 35,900명의 광역 및 기초단체 선출직의 능력과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전제 조건인 시민의식, 학교민주주의교육, 평생교육, 이익집단 간 대화와 소통 등을 통한 국민의 민주정치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3차 조사단은 1-2차 조사단의 제한된 영역이었던 법 개정을 위한 정책제안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조사단의 연구결과는 제도평가와 정책제안의 두 가지 형태로 제시된다. 제도평가는 정부와 언급된 관련 기간이 시급히 고민해 보고 새로운 개선안을 내 놓도록 하는 권고안이며, 정책제안은 정부가 반드시 법 개정 및 제정 혹은 헌법 개정 등의 제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고서는 정부, 국회, 중앙행정기관, 지방정부 등 모든 공공기관에서 검토 후 입장 발표와 추후 개선안 등을 내 놓아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 국가개혁을 위한 기본설계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주주의 진단, 개혁, 발전을 위한 두 번째 접근방식으로 민주주의장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1차 민주주의 조사단 임명은 1982년 당시 부총리가 제안해 시작되어 학계의 전문가 집단, 정부연구기관, 민간 연구소 등이 총망라된 최고 전문가 집단의 국가 권력 작동의 원리와 문제점, 개선점 등에 관한 보고서 제출 후 해체되었다. 이때부터 민주주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정부 내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브리타 레이욘 스웨덴 초대 민주주의 장관 [사진=유튜브 Fackförbundet ST 캡쳐]

민주주의 전문 장관제의 도입은 1998년 이루어져 최초 민주주의 장관으로 브리타 레이욘(Britta Lejon)을 임명한 후 지금까지 5번의 정권교체 기간 동안 총 9명의 장관이 임무를 수행했다. 10개 부처에 24명의 장관들로 구성되는 행정부 특성상 민주주의장관은 정권들이 추진하는 주 정책의 방향에 따라 소속 부처가 결정되었다. 1대부터 3대(1998-2006)까지는 법무부, 4-5대 (2006-2014) 때는 부총리 겸 민주주의 장관으로 총리실에 배치되었으며, 6-8대 (2014-2022)는 문화부, 현 9대 장관은 고용노동부에 배치되었다. 현 민주주의 장관은 다양한 부처의 업무를 담당하는 특성상 한 부처의 수장으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인권, 법치, 노동, 여성, 소수자 권리, 참여, 평등, 협의, 상생, 소외, 시민사회 등을 모두 포괄하는 정책영역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는 노동시장부, 문화부, 법무부, 외무부에 각각 민주주의 특별부서를 두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따라 국가의 제도를 뒤처지지 않게 바꾸려는 노력은 민주주의 장관제의 도입과 민주주의 조사단의 활동으로 꾸준히 지속되었다. 두 제도의 결합으로 민주주의는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함께 고쳐가며 개선시켜 가는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정부(정치영역)와 학계 및 연구전문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정학연 클러스터의 형태로 발전되었다. 권력구조 개혁, 선거제도 개선, 지방자치 강화, 선거연령 조정, 소수자 권리 증진 등의 정부와 야당이 국가개혁 로드맵을 만들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이 먼저 중앙에서부터 지방, 공공기관과 시장 주체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국내 및 해외의 학계 최고 전문가의 자문과 연구결과를 검토한 후 최적의 개선방향을 제시하면 이것을 정치영역이 받아 의회의 토론을 거쳐 헌법 개정 및 법제정 등 실질적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회 제 세력 간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선거제도와 같은 대개혁을 진행하면서 정당 중심으로 속전속결로 논의해 개혁하는 것은 정당, 당파, 소수의 이익에 부합되는 제도로 급조되는 것이기 때문에 1회용 용기에 지나지 않는다. 매년 선거 때마다 새로 손보는 방식은 국가자원 낭비이자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투표율을 높이고, 사회의 대표성을 폭넓게 확대하며, 지역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해 3년의 국내 및 국제 조사, 의회에서의 토론, 헌법 개정 및 관련법 개정을 거쳐 2018년 선거부터 적용한 스웨덴의 경우 1997년 시작한 2차 연구조사단의 보고서가 기초가 되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20년의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민주주의

몸이 이상신호를 보낼 때 제 때 대처하지 못하면 더 악화되고 결국 생명에 위협이 되듯, 논이나 밭에 자란 무성한 잡초가 농작물의 정상 생장을 어렵게 해 수확이 적어 지듯, 평상시 하수도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작은 비에도 침수로 고통 받듯, 민주주의에 생기는 이상 증상을 지속적으로 방치하거나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 체제의 유지와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민주주의도 우리의 건강, 논밭의 농작물, 하수도처럼 충분한 자양분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파 노리스 교수가 지적하듯 국가에 무한한 자긍심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고 민주적 원칙과 기능, 제도와 정치인까지 신뢰할 수 있을 때 국가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 없이 지속적으로 번영한다. 국가는 인권의 핵심인 인간의 존엄성, 생존, 안전, 행복과 자기실현이 가능하도록 지켜주는 울타리다. 역사적으로 그 어떤 통치 제도도 민주주의만큼 인권을 지켜주지 못했다. 민주주의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이유다. 자국의 인권문제 뿐 아니라 세계의 인권문제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강대국에까지도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를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 외교부는 세계 각국의 인권 및 법치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각국 인권조사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스스로 인권국가임을 천명하고 세계의 인권문제에 눈감지 않고 선도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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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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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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