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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⑦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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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스웨덴 학연정 (학계-연구-정치) 클러스터 모델

인간의 몸은 참 신기하다. 건강하다가도 몸에 과부하가 걸리면 몸살감기가 온다. 조금 쉬어 가며 일하라는 몸의 신호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몸 안에서 자동 면역시스템이 작동한다. 육식 위주의 식단을 가진 사람은 동맥경화 현상으로 심할 경우 뇌출혈이나 심장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햇볕을 많이 쬐지 못하면 비타민 D가 모자라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자살 충동도 쉽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상시 종합비타민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건강 식단, 정기적 건강진단이 좋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우리 몸을 습관처럼 돌본다. 모두 예방적 차원에서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보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미리 챙기고 검사하는 것이 발병하더라도 조기에 빠른 치료와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그런데 민주주의에 병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주의의 이상 증상은 이렇게 나타난다. 동맥경화 증상인 권력의 과도한 집중, 지역정서와 연고 등을 통해 얻은 정치적 지지를 독식해 생기는 정당들의 지역쏠림 현상과 지역갈등, 정당 간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부정선거에 대한 제기와 정권 교체 후 발생하는 선거불복과 하야요구, 다수대표제의 승자독식체제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권력쟁탈, 정치적 해결 능력의 부족으로 파생된 각계각층의 불만표출과 갈등, 정권 교체 후 전 정권세력 청산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국력 소모,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 부재와 언론에 대한 불신, 불법과 탈법적 현장에서 정권 눈치를 보는 경찰과 검찰, 교사의 세계관에 따라 좋은 사람(국가), 나쁜 사람(국가)의 정의가 좌우되는 교육현장, 판사에 따라 재판의 결과가 바뀔 수 있거나 객관적 재판 결과가 나와도 극명하게 찬반으로 갈려 갈등이 증폭되는 사회.

결국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반으로 갈리고, 점점 뉴스를 멀리하고, 객관적 사실 조차도 믿으려 하지 않으며,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고 단지 이겨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회분열현상이 심화된다. 결국 국민 전체가 고장 난 민주주의를 고쳐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인식을 하고 있지만, 어디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불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국가 정치체제의 건강상태를 피파 노리스(Pippa Norris 1999) 교수는 다섯 가지 신뢰지표로 파악해 볼 수 있다고 제시한다.

첫째, 국가와 사회에 대한 자긍심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와 함께 사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존경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군사적으로 힘이 셀수록 국가에 대한 믿음은 커진다. 높은 삶의 질도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준다. 국제경기에서 국가대표가 우승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전 국민이 하나가 되었다. 국민들은 살인적 물가, 실업, 삶의 불안은 잊고 국기를 흔들며 하나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 갔을 때를 생각해 보자.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다. 그 안에 내재된 심리적 상태는 선수가 경기를 잘 한 것이지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BTS가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감독상을 받을 때 "우리나라 참 대단한 나라"라고 말한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그런 인재들이 배출되었을까" 생각한다. 손흥민이 최다골을 넣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을 때 선수를 칭찬하면서도,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나라사람의 우수성을 떠올리며 슬쩍 나를 끼워 넣는다. "알고 보면 나도 참 대단한 사람"라고 동화시킨다. 국가와 국민, 너와 내가 일치되기 때문이다.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체제는 안정적이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높으면 살고 있는 국가체제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독재국가에서 엘리트 스포츠를 왜 그렇게 투자하는지도 알 수 있게 해 준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국기를 보면서 함께 부르는 국가는 모든 시름을 잊게 해 주는 마취제와 같은 효과가 있다.

두번째로 체제의 원칙에 대한 믿음이다. 민주체제에서 채택한 국민주권, 행복, 인권, 자유, 평등, 평화, 안전 등과 같은 헌법적 가치를 얼마나 잘 지켜 주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다. 독재체재에서 민주주의로 체제전환을 이룬 국가의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자녀의 미래가 얼마나 풍족하고 살기 좋은지, 전쟁이나 범죄에로부터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하며 차별을 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지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 준다. 이 믿음이 낮을수록 체제에 대한 도전은 더 거세지고 불안해진다. 하지만 체제마다 중요시 하는 원칙은 순위를 달리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헌법에 명시된 모든 가치를 동등하게 중요한 원칙으로 간주 하지만, 공산주의 혹은 독재국가들은 강한 국가, 안전국가를 가장 중요시 한다. 개인 인권신장이나 시장의 자유를 위한 원칙을 주장하면 제거의 대상이 된다.

셋째는 체제 기능에 대한 신뢰다. 헌법기능, 삼권분립기능, 입법기능, 행정기능, 예산심사기능, 재판기능, 고위직 인사기능, 인권보호 기능, 자유시장기능 등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다양한 기능의 작동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다. 이 체제 기능들은 두 번째 제시된 원칙을 잘 보호하고 발전시키며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판단기준이다.

넷째는 제도 혹은 기관에 대한 신뢰다. 정부, 의회, 여당, 야당, 법원, 검찰, 경찰, 국정원, 세무서, 군대, 대기업 등 국가를 떠받치고 있는 기관들에 대한 믿음 체계다. 어느 한 기관이 집중적으로 낮은 신뢰도가 나왔다면 그 제도가 중증에 걸려 있다는 증거다. 국회와 정당에 대한 불신이 증가한다면 병의 증세가 심각해 시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신호다.

다섯째는 각 기관 속에서 활동하는 행위자들에 대한 신뢰다.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검사, 경찰, 세무관, 소방관, 지방의원, 공무원, 기업인 등 개인에 대한 신뢰다. 각 행위자들이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 부패에 자주 연루되지는 않는가, 국민을 위해 얼마나 봉사하고 희생하는가 등에 대한 종합적 판단에 따라 축적된 인식에 따라 평가한다. 개인에 대한 신뢰는 그 들이 속한 기관과 기능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슬 구조로 되어 있다.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 국회(제도)와 입법기능까지 부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경찰관들에 대한 신뢰가 높으면 경찰 뿐 아니라 경찰의 질서유지와 안전기능까지 좋은 평가를 내린다.

[사진=shutterstock]

문제는 첫번째 요소인 '국가와 사회'와 두번째 요소인 '민주적 체제의 원칙'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을 때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피파 노리스 교수는 그의 2011년 연구에서 국가와 사회가 신뢰를 잃으면 국민의 불복종과 갈등의 확산, 무질서의 확대로 나아가 무정부상태로 발전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혁명이나 체제전복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민주주의 고착화(consolidation) 과정을 연구한 래리 다이아몬드(Larry Diamond) 교수는 1999년 연구에서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민주주의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고 조직된 저항이 확산되면서 안정성이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개선해 나가면서 제도개혁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스웨덴의 경험을 들여다보자.

스웨덴은 민주주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두 가지로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민주주의 조사단(Demokratiutredningen)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민주주의 장관제를 도입했다.

민주주의 조사단(이후 조사단)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동안 민주주의의 기능, 제도, 작동 등을 점검해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게 하는 제도다. 일종의 민주주의 건강검진인 셈이다. 조사단장은 정부에서 임명하지만 중립적인 학자, 혹은 사회전문가 중 한 사람을 선정한다. 학계 전문가들이 정부, 의회, 옴부즈만, 감사원, 검찰, 법원, 지방 정부, 이익단체, 재계, 국가 및 기관 연구소, 기업연구소, 언론대표 등과 세미나, 워크숍, 여론조사 등을 진행해 국내조사결과를 집대성하는 작업이다. 이 뿐 아니라 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 패널의 자문을 받아 스웨덴 민주주의의 총체적 진단, 개혁방향제시, 법제정과 법개정 등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

1985년 이후 지금까지 세 번의 조사단이 구성되었다. 1985년 처음 시작한 민주주의 조사단은 스웨덴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국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삶의 조건을 만들어 가는데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어디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지, 각 기관과 제도의 기능, 그리고 행위자들은 얼마나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5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16개의 대학 연구팀이 각 분야의 권력구조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제출했고, 통계청은 국민, 정치인 및 고급관료, 기업인, 언론인 등의 여론조사 및 인터뷰조사를 진행해 기초자료를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3권의 스웨덴어 단행권, 5권의 영문 단행권, 34개의 스웨덴어 연구보고서, 43개의 영문보고서를 출판해 스웨덴의 권력구조를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조사단은 최종 정책조사보고서(SOU 1990:44)를 정부에 제출했다.

두 번째 조사단은 1차 조사 후 7년만인 1997년 다시 구성해 3년간 운영되었다. 첫 번째 조사단이 다루지 못했던 주제들, 즉 스웨덴의 유럽연합 가입이 스웨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 투표율 하락 문제, 로비활동, IT와 민주주의, 세계화, 청소년들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투표연령 조정 등을 주제로 전국 18개 도시를 돌면서 주제별로 해외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국제회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 도서관 운영, 전국 6개 권역별로 학교방문, 지방의회방문, 지방정당원교육, 장애인 단체별 교육, 노조교육, 시민단체교육 등 다양한 국민교육과 계도, 공청회를 동시에 진행했다. 별도로 32개의 국가보고서, 13개의 단행권 등을 출판해 1차 권력조사단이 다루지 못한 민주주의 제도의 결함, 새로운 환경에 따른 개혁필요성 등을 3년 동안 조사해 2000년 정부에 보고했다.

3차 조사단은 다시 14년만인 2014년에 구성해 2년간 운영되었다. 이전 두 번의 조사단 보다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활동은 더욱 조직적으로 전개되었다. 이 조사단의 핵심 주제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문제점, 생동감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개혁에 초점을 두고 정당 당원, 청년 정치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의 신인 정치인 발굴과 교육, 충원의 문제, 사회 대표성 등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국민과 소통하며 개혁하기 위한 16회 국제학술세미나, 22회의 각계 전문가 회의, 38회 국민설명회 및 공청회의 활동을 펼쳤다.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현실과 동 떨어진 국가제도, 선거제도, 선거권, 오피니언 리더와 정책형성의 핵심주체인 정당들의 제한된 능력, 35,900명의 광역 및 기초단체 선출직의 능력과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전제 조건인 시민의식, 학교민주주의교육, 평생교육, 이익집단 간 대화와 소통 등을 통한 국민의 민주정치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3차 조사단은 1-2차 조사단의 제한된 영역이었던 법 개정을 위한 정책제안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조사단의 연구결과는 제도평가와 정책제안의 두 가지 형태로 제시된다. 제도평가는 정부와 언급된 관련 기간이 시급히 고민해 보고 새로운 개선안을 내 놓도록 하는 권고안이며, 정책제안은 정부가 반드시 법 개정 및 제정 혹은 헌법 개정 등의 제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고서는 정부, 국회, 중앙행정기관, 지방정부 등 모든 공공기관에서 검토 후 입장 발표와 추후 개선안 등을 내 놓아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 국가개혁을 위한 기본설계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주주의 진단, 개혁, 발전을 위한 두 번째 접근방식으로 민주주의장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1차 민주주의 조사단 임명은 1982년 당시 부총리가 제안해 시작되어 학계의 전문가 집단, 정부연구기관, 민간 연구소 등이 총망라된 최고 전문가 집단의 국가 권력 작동의 원리와 문제점, 개선점 등에 관한 보고서 제출 후 해체되었다. 이때부터 민주주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정부 내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브리타 레이욘 스웨덴 초대 민주주의 장관 [사진=유튜브 Fackförbundet ST 캡쳐]

민주주의 전문 장관제의 도입은 1998년 이루어져 최초 민주주의 장관으로 브리타 레이욘(Britta Lejon)을 임명한 후 지금까지 5번의 정권교체 기간 동안 총 9명의 장관이 임무를 수행했다. 10개 부처에 24명의 장관들로 구성되는 행정부 특성상 민주주의장관은 정권들이 추진하는 주 정책의 방향에 따라 소속 부처가 결정되었다. 1대부터 3대(1998-2006)까지는 법무부, 4-5대 (2006-2014) 때는 부총리 겸 민주주의 장관으로 총리실에 배치되었으며, 6-8대 (2014-2022)는 문화부, 현 9대 장관은 고용노동부에 배치되었다. 현 민주주의 장관은 다양한 부처의 업무를 담당하는 특성상 한 부처의 수장으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인권, 법치, 노동, 여성, 소수자 권리, 참여, 평등, 협의, 상생, 소외, 시민사회 등을 모두 포괄하는 정책영역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는 노동시장부, 문화부, 법무부, 외무부에 각각 민주주의 특별부서를 두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따라 국가의 제도를 뒤처지지 않게 바꾸려는 노력은 민주주의 장관제의 도입과 민주주의 조사단의 활동으로 꾸준히 지속되었다. 두 제도의 결합으로 민주주의는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함께 고쳐가며 개선시켜 가는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정부(정치영역)와 학계 및 연구전문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정학연 클러스터의 형태로 발전되었다. 권력구조 개혁, 선거제도 개선, 지방자치 강화, 선거연령 조정, 소수자 권리 증진 등의 정부와 야당이 국가개혁 로드맵을 만들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이 먼저 중앙에서부터 지방, 공공기관과 시장 주체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국내 및 해외의 학계 최고 전문가의 자문과 연구결과를 검토한 후 최적의 개선방향을 제시하면 이것을 정치영역이 받아 의회의 토론을 거쳐 헌법 개정 및 법제정 등 실질적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회 제 세력 간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선거제도와 같은 대개혁을 진행하면서 정당 중심으로 속전속결로 논의해 개혁하는 것은 정당, 당파, 소수의 이익에 부합되는 제도로 급조되는 것이기 때문에 1회용 용기에 지나지 않는다. 매년 선거 때마다 새로 손보는 방식은 국가자원 낭비이자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투표율을 높이고, 사회의 대표성을 폭넓게 확대하며, 지역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해 3년의 국내 및 국제 조사, 의회에서의 토론, 헌법 개정 및 관련법 개정을 거쳐 2018년 선거부터 적용한 스웨덴의 경우 1997년 시작한 2차 연구조사단의 보고서가 기초가 되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20년의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민주주의

몸이 이상신호를 보낼 때 제 때 대처하지 못하면 더 악화되고 결국 생명에 위협이 되듯, 논이나 밭에 자란 무성한 잡초가 농작물의 정상 생장을 어렵게 해 수확이 적어 지듯, 평상시 하수도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작은 비에도 침수로 고통 받듯, 민주주의에 생기는 이상 증상을 지속적으로 방치하거나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 체제의 유지와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민주주의도 우리의 건강, 논밭의 농작물, 하수도처럼 충분한 자양분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파 노리스 교수가 지적하듯 국가에 무한한 자긍심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고 민주적 원칙과 기능, 제도와 정치인까지 신뢰할 수 있을 때 국가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 없이 지속적으로 번영한다. 국가는 인권의 핵심인 인간의 존엄성, 생존, 안전, 행복과 자기실현이 가능하도록 지켜주는 울타리다. 역사적으로 그 어떤 통치 제도도 민주주의만큼 인권을 지켜주지 못했다. 민주주의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이유다. 자국의 인권문제 뿐 아니라 세계의 인권문제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강대국에까지도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를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 외교부는 세계 각국의 인권 및 법치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각국 인권조사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스스로 인권국가임을 천명하고 세계의 인권문제에 눈감지 않고 선도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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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주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고, 미 달러화도 장 초반 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국채 대신 달러화 약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5.238%,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9bp 상승한 4.18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발표 직후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국채 매도세도 진정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 조치의 효과가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가 당초 발표한 40억달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미국 금리·모기지 거래 책임자인 마이클 로리지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보다는 국제유가 상승이 이날 국채 수익률 반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날 2.289%에서 2.338%로 상승했다. 10년물 TIPS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345%를 기록해 시장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약 2.3%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실시된 9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TIPS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8배를 기록해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을 소폭 웃돌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재무부의 바이백 정책을 둘러싼 평가가 이어졌다. 전날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상승한 98.8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01% 하락한 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71달러까지 올라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달러당 159.12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 기준 전장 대비 6.92% 하락한 1394.80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재정적자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로 불린다. 정부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이동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CIBC 캐피털마켓의 세라 잉 외환전략 책임자는 "이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을 시험하고 시장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를 그다지 신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우려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향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5% 반영하고 있으며,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7%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 상승한 7만2524.54달러까지 오르며 6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됐다. koinwon@newspim.com 2026-08-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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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상폐' 중견기업들 비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동전주 퇴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중견기업 오너들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과 상장 유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등 단순한 주당 가격 인상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시가총액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상폐 위기 몰린 중견기업, 주식병합·자사주 매입으로 전방위 방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기에 몰린 중견기업들이 주식병합과 주주환원 등 주가 방어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실적 개선과 시가총액 증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이석훈 기자]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꺼내 든 카드는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변동 없이 주당 가격을 병합 비율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 36개 종목 가운데 15개는 주식병합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의하면 상장폐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하면 주가가 1200원이 되면서 동전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이를 피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도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예정이던 코스닥 시총 기준은 제도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가용 시점이 조기 적용됐다. 플레이그램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한 자금이 실제 사업 성과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상장 유지의 관건이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오너들이 선택하는 주요 방어 수단이다. 티쓰리는 오너 일가 주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를 공식화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여 시장의 저평가 인식을 해소하는 데 유용한 카드가 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까지 고려해 특정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집중할 경우, 주가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증자, 자사주 매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동원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식병합만으론 상폐 못 면해"…체질 개선·실질 대책 시급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를 바꾸지 못하고, 증자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역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회성 부양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장부상 자본만 늘리는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등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폐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구나 정부가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 기준과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주식 병합만으로는 상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주주의 출자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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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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