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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②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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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영국과 미국은 현존하는 민주주의 국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다.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영국이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면, 미국은1차대전 이후 세계 정치를 주도해 왔다.

영국은 입헌군주국으로 웨스트민스터 모델을 발전시켜온 국가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은 영국민주주의 발전을 이끈 상징적 조형물이다. 영국은 국왕의 통치권을 견제하며 의원내각제를 발전시켜 왔다. 국가를 대표하는 국왕과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가 공존하는 체제로 현재까지 유지되어 왔다.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공화정체제를 갖추고 대통령제의 뿌리를 내렸다. 이전에도 네덜란드가 공화정 체제를 갖추고 통치를 한 적이 있었지만 국민이 뽑은 지도자가 통치하는 민주적 형태는 미국이 처음이다. 미국도 상하원의 의회제도를 갖추고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역사가 가장 길다.

스웨덴은 북유럽 반도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로 러시아와는 발틱해를 사이에 두고 대치해 왔고, 프로이센과 남쪽으로 대치하고 있어 강대국에 둘러 싸여 있었다. 스웨덴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입헌군주국체제를 유지하면서 국왕과 총리가 국가와 정부를 대표하는 국가로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국가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이 세 나라가 공통적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통치체제와 제도에 있어서는 이미 앞에서 지적했듯 공통적인 것을 찾기 힘들다. 영국과 스웨덴이 입헌군주국의 통치체제 하에 의원내각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지만, 미국은 공화정 체제 하에서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영미모델은 자유주의적 전통이 강하고 선거제도에 있어서도 소선거구제도를 채택해 권력 쏠림 현상이 강하다. 영국과 미국은 최강대국의 지위를 누렸거나 현재 누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스웨덴은 강대국에 의해 언제든 침략을 받을 수 있는 지정학적 약소국의 위치에 있었다. 그렇다면 이 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 국가의 공통점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질서와 민주주의 발전과정을 연구한 새뮤얼 헌팅턴 (Samuel P. Huntington)의 연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의 연구는 제도화를 통한 무질서의 통제와 권력의 분점, 균형, 견제의 제3의 민주주의 물결을 바탕으로 한다. 헌팅턴은 민주주의 제도는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고 난 이후 유럽과 남미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는 국민(demos)이 통치(kratos)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국민의 손으로 직접 국가 통치자를 뽑을 수 있을 때 시작된다고 보았다. 세금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거나 주택이나 농지 등 일정 재산이 있는 남성에게 만 투표권이 주어져 참정권이 제한되기는 했지만 국민의 대표를 뽑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야 민주주의가 싹이 틀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헌팅턴은 공통적으로 민주화가 시작된 1820년대부터 1940년까지를 1차 민주화 물결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32개 국가 정도가 민주화의 파도를 탔지만 세 나라만 빼고 적어도 한 번씩은 역행적 민주화의 과정을 겪었다. 프랑스의 경우 1800년대 기간 동안 두 번의 왕정, 두 번의 제정, 두 번의 공화정, 세 번의 혁명 (1830, 1848, 1871), 두 번의 전쟁패배를 거치며 매우 불안정한 민주화 과정을 겪었다. 독일은 1차대전 이후 바이마르 체제 하에서 히틀러가 집권하면서 헌법중단사태를 겪었고, 2차대전 이후 연합군이 점령해 통치하는 등 헌정이 연속적으로 중단되었다. 몇몇 국가들 (스페인, 이태리, 콜롬비아, 우루과이, 칠레, 아르헨티나)은 민란이나 폭력적 헌법개정으로, 어떤 나라는 2차 대전 때 독일의 침공으로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덴마크, 체코슬로바키아) 주권을 잃었다. 핀란드는 소련과 전쟁을 치루면서 사실상 주권의 심각한 상처를 받기도 했다. 1940년대 주권을 지킨 나라는 영국을 포함한 영연방국가들과 미국, 스웨덴 정도다.

그 중에서 영국, 미국, 스웨덴은 1800년대 초 이후 한번도 주권을 박탈당하거나 외국군대가 오랫동안 영토에 주둔하면서 국민이 유린당한 적이 없는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민란이나 시민혁명, 동족 전쟁 등으로 인해 헌정질서를 중단한 적 없이 헌법이나 의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와 의회선거를 제 때에 치룬 국가들이다. 미국의 경우 남북전쟁 상황 속에서도 1864년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1881년 제임스 가필드, 1900년 윌리엄 멕킨리 대통령이 암살당한 국가 위기상황 속에서도 헌법절차에 따라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인수해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통치를 이어 나갔다. 영국의 경우 2차대전 당시 독일이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긴 했지만 한번도 본토가 함락당하거나 처칠정권을 교체시키지는 못했다. 역사적으로 나폴레옹이 봉쇄정책을 통해 영국을 고립시키려 해도 한번도 경제적 주권을 유린당한 적이 없고, 1839년부터 30년간 진행된 차아티스트 운동, 1840년대 농민운동, 1890년대 여성참정권 운동 등 격렬한 사회운동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정권이 폭력에 의해 교체되거나 헌정을 중단하는 상황까지는 진행된 적이 없다.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1809년 입헌군주제적 개헌이 이루어진 이후 1차대전, 2차대전을 거치면서 한번도 외국군대가 스웨덴 국경을 넘어 본 적이 없다. 2차대전 당시 스웨덴의 풍부한 철광석과 목재가 탐이나 독일이 비밀리에 침공을 계획했다고 역사가들은 최근 자료를 통해 밝히고 있지만 당시 한손(Per-Albin Hansson) 총리의 능숙능란한 외교적 수완으로 이웃국가인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실패했지만 끝까지 군사적 침공을 막아낼 수 있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의회 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여기서 또 한가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1차 민주화 파도가 진행된 최초 32개 국가 중 세 개 국가만이 한번도 후퇴 없이 민주주의가 공고화될 수 있었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영국과 미국은 산업혁명을 통한 기술 및 과학의 산업화, 군사대국화를 통해 강대국의 길로 들어선 경우이기도 하지만 세나라 모두 행정개혁, 교육개혁과 관료부패개혁을 빠르게 이뤄내 국가의 통치능력을 극대화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영국의 경우 1853년 제출된 노스코트-트레블리안 보고서 (Northcote-Trevelyan Report)는 1863년 집권한 글래드스톤 (William Gladstone)의 개혁정책 (교육, 행정, 선거제도개혁) 등을 통해 빠르게 정치와 행정부패를 줄이는 효과를 보았고, 미국의 경우 가필드 (James A. Garfield)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체스터 아터 (Chester A. Arthur) 대통령 집권 시 팬들턴법 (Pendleton Act)을 시행해 연방정부 관료 들을 실력과 경력, 교육학점을 바탕으로 한 채용을 빠르게 시행해 나갔다. 스웨덴도 마찬가지로 1840년대부터 1870년대까지 정부, 의회, 행정, 지방, 교육 등 총체적 개혁을 통해 부패를 획기적으로 제거하는데 성공했고, 1900년 초부터 진행된 선거제도개혁과 보통선거권의 도입으로 의회민주주의를 빠르게 정착시켰다 (스웨덴의 부패청산 성공사례는 다음에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3국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신속한 제도개혁을 통한 인재등용과 부패의 청산이 국가의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이와 함께 청렴하고 능력있는 지방공무원과 중앙공무원의 채용제도, 인사제도, 승진제도의 도입은 막스베버의 관료전문화의 이론에서 중요시 하는 보편주의(universalism), 전문성(professionalism), 객관성 (objectivity)을 고루 갖춘 중앙 및 지방공무원의 능력이 국가발전과 성장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작동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더글라스 노스 (Douglass North), 엘리노르 오스트렘 (Elinor Ostrom) 교수의 연구가 뒷바침하고 있는 제도의 질과 관료의 신뢰는 국가발전의 핵심요소가 된다.

필자가 진행한 연구는 3개국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최고지도자들의 높은 통치능력은 또 다른 핵심요인으로 제시된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해 볼 수 있듯 영국과 미국은 지도자의 성장과정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영국은 청년위원회 가입활동과 기초의원 및 주의회의 진출보다는 거의 대다수가 바로 하원(96%)으로 진출해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아 집권시 장관경력(87%)을 바탕으로 당대표(47%)에 도전한 후 총리로 진출하는 엘리트형 성장모델을 보여주는 반면, 미국의 경우 시의원(15%)과 주의원(16%)의 활동, 연방 상하원의원 (51%), 장관직 수행 (51%) 등으로 정치경력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서서히 무르익는 순차형 지도자 성장모델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지역기반 정치지도자들이 도지사 (40%) 경력을 바탕으로 대통령직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전직 총리 30%가 청년위원회(30%) 활동을 거쳐, 기초의원(15%), 국회의원(81%), 상임위원장(39%), 장관직 (61%), 그리고 당대표직 (39%)를 거쳐 총리로 임명된다. 스웨덴의 경우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에 입문해 기초의원에서 정치의 기본기를 닦고, 다양한 정책분야에서 상임위원장직과 장관직으로 다양한 정책을 섭렵한 후 당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정부여당의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치적 역량을 키워나간다. 영국의 엘리트형 모델, 미국의 지방특화 및 순차형 지도자 성장모델, 스웨덴의 청년경력 중시형 정책지도자 성장모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은 미국을 잃을 때 걸출한 정치인 윌리엄 피트 주니어 (Willaim Pitt the younger)가 새로운 국가발전의 전기를 마련했고, 윌리엄 글래드스톤은 행정개혁과 교육개혁을 통해 국가의 부패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영제국의 내실을 기할 수 있었으며,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David Lloyd George)는 미국 참전을 이끌어내 1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윈스턴 처칠은 2차대전에서 마가렛 대처는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영국의 영광을 지켜냈다. 이 들 지도자들은 옥스브리지 (Oxford University + Cambridge University)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들이 주류를 이룬다.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일리노이드주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당선된 카운티의회 의원 출신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망각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욕주의 상원과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으로 직행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도 링컨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출신이다. 이렇듯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민주적 가치를 차근차근 정치적 성장과정에서 키워가며 대통령이 되어 실천한 사람들이다.

스웨덴의 지도자들은 청년정치인의 과정을 겪으며 어렸을 때 소박한 봉사의 정신에서 눈 뜬 정치적 꿈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해 지방정치에서부터 중앙정치로 진출해 차근차근 정치그릇을 키워온 사람들이다.

준비된 지도자들의 성장을 돕는 정당들의 유무는 좋은 국가로 성장하는데 필수적 요소다. 정당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키울 수 없는 국가는 새로운 지도자의 선출과 정권창출 과정에서 권력투쟁에 몰두하면서 소모적 갈등이 양산되기 때문에 국가의 역량이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 제도의 개혁과 신뢰의 정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도자의 교육과 충원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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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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