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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⑤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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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부패한 음식은 망설일 필요 없이 바로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아깝다고 먹으면 배탈이 나거나 생명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채나 과일이 부패하면 아까워서 일부 썩은 부위를 도려내 먹기도 한다. 맛에 조금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영양분은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가 부패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버릴 수도 없고 도려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부패가 일상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만연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부패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설사 안다고 해도 제대로 손도 댈 수 없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어떤 나라도 성공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태리는 새 정권이 들어 설 때마다 부패 청산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지만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마피아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가 정계와 경제계 뿐 아니라 문화, 체육, 검찰, 사법부, 지역 상권과 개인 삶까지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정부들도 예외 없이 현직 대통령이 정권 임기 중 부패스캔들로 낙마하거나 퇴임 후 본인이나 가족 중 한 사람이 사법적 심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부패청산이 어려운 이유

국가 부패의 고리를 끊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경험적 연구를 정리해 보면, 부패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득권층의 오래된 특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권은 소수의 지배계층이 누려 왔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신분적 특수 가치를 말한다. 왕과 귀족, 그리고 성직자들이 누리던 신분적 지위는 극히 제한된 인원에게 엄청난 권력과 재화, 그리고 위엄이 집중되어 있다. 이 구조 속에서는 특권을 가진 자를 통해야만 제도권에서 활동할 자격을 얻을 수 있었기에 부패 사슬구조는 끝없이 양산되고 확산된다. 중세시대 때부터 유지되어 왔던 길드제도는 직능 분야별로 기술자격증 획득과 활동을 보장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엄청난 권력이 집중되어 쉽게 부패할 수 있는 구조였다. 특권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득권자들은 이를 절대적으로 사수하고자 내부적으로 더 단단해 지고 조직화 하며 특권파괴세력을 서슴없이 제거하고자 하는 행태를 보이게 된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국가에서 검사, 경찰서장, 시장 들이 암살되는 경우처럼 공권력이 특권의 성역을 건드리려고 하면 할수록 저항은 더 거세지며 절대 무너지지 않는 아성을 구축하려고 한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둘째, 기득권의 카르텔 구조 때문이다. 기득권들끼리의 연결조직은 정치계부터 사법, 경찰, 관료, 경제, 교육, 문화, 체육 등 사회구석구석까지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 어디가 숙주인지 알 수가 없다. 이태리 시칠리아 섬 중심으로 조직된 마피아와 나폴리 지역 중심의 까모라 조직은 하나를 제거해도 다른 조직이 남아 있으면 다시 재건을 할 수 있는 어망그물구조로 되어 있어 완전제거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카르텔 구조 속에서 새로운 엘리트는 순환되고 재탄생하는 빌프레드 파레토의 엘리트 순환론(Elite circulation)은 카르텔 구조의 견고성과 영속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셋째, 관행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사고, 인식, 가치, 행태, 전통, 관습 등은 오랫동안 답습되어 왔기 때문에 문제를 알아도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는 고치기가 불가능하다. 부패가 만연된 나라에서는 병원, 경찰서, 동사무소, 축구경기장, 호텔, 시장 등 관계없이 거래를 위해 지불하는 뇌물의 규모, 힘 써줄 내부자의 유무에 따라 재화나 서비스의 질과 속도가 결정된다. 고위직 공무원이 퇴직 후 로펌에서 고액을 받고 활동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풍토도 관행의 늪에 빠진 경우다. 일반국민의 작은 부패(petty corruption)부터 고위공직자, 정치인, 경제인들의 큰 부패(grand corruption), 그리고 전체로 확산된 체계적 부패(systematic corruption, endemic corruption)까지 전 사회 구성원의 몸속에 배인 관행에서 발생하는 부패는 여간해서는 퇴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넷째, 정부와 관료, 정치인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부패를 아무리 청산하려고 노력해도 국민이 믿지 못하기 때문에 대개 실패하고 만다. 정부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을 통해 부패를 통제하고자 하지만, 부패의 온상은 사실 정당, 정부, 의회 안에 있다고 할 정도로 부패에 연루되어 있는 정치인이 많다 보니 전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몇 년 전 세계정치학회 부패연구 학자들 연구모임을 위해 브라질의 작은 도시 쿠리찌바(Curitiba)에 모여 국제회의를 하면서 왜 브라질이 그렇게 부패를 통제하기 어려운가를 논의한 적이 있었다. 대통령부터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총체적으로 부패의 사슬에 얽혀 있어 체제 리셋팅을 하지 않는 한 부패청산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또한 외부에서 투입된 청렴한 정치인이 무언가 해 보고자 해도 부모님 혹은 측근 등 가까운 인사가 부패에서 자유스럽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부패사슬 구조에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렴한 사람조차 결국 믿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불신은 불만이나 포기, 이탈로 연결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위기의 원인이 된다.

다섯째, 국가의 부패가 제도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의 부재 혹은 갖춰져 있더라도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편법이 용인되는 사회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법과 제도의 허점이 더욱 부패를 키우고 제거를 어렵게 한다. 법대로 절차가 이루어져도 내부거래자가 있으면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 엽관제도(spoils system, 당선자가 승리를 위해 도운 사람들을 주요 공직에 임명하는 제도)가 인정되는 국가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빈번해 권력자에게 충성을 담보로 줄을 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못 하는 사람이 도리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된다.

[사진=게티이미지]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사회에 만연했던 부패를 청산했던 나라는 영국, 미국, 북유럽국가들, 싱가포르,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들 나라 중 스웨덴의 부패는 한 때 외교가에 회자될 정도로 우스개 꺼리의 소재였다. 스웨덴 외교사에 남겨진 기록을 보면 1771년 프랑스 대사의 귀국 보고서에서 "스웨덴은 정부와 의회의 모든 정치인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부패의 병에 감염되어 움직이는 나라"라고 적고 있다.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흘러 들어온 정치자금은 정치인들의 매수를 위해 쓰였고, 친러, 친불 정책을 이끄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동원해 친러, 친불 정책을 부추기고 1800년대까지 이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앞에서 지적한 5가지 부패의 특징이 모두 해당된 국가였다.

그렇다면 스웨덴은 어떻게 사회에 만연된 부패를 청산할 수 있었을까? 1770년대 외교관의 눈에도 확인될 정도로 심각한 부패국가에서 1900년대 초 들어서는 어떻게 부패청정 국가가 되었을까? 그 블랙박스를 열어보자.

예테보리 대학 정부의 질 연구소 소장이었던 보 로스타인(Bo Rothstein) 교수가 스웨덴의 성공사례를 통해 구축한 부패개혁이론(corruption reform theory)을 제시했다. 로스타인 교수의 연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부패문제를 다루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이론은 일련의 동시적(syncronized), 전방위적이며(multifaceted), 신속한(swift) 반부패 조치(anti-corruption measures)로 구성되는 대폭발 이론(bing-bang theory)에 집약되어 있다. 과학적 우주기원론인 대폭발이론을 탈부패의 모델에 적용해 탄생한 이 이론의 핵심은 이렇다.

최초의 개혁은 행정부개혁에서 출발한다. 정부주도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행정부가 먼저 개혁의 최전선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1840년 행정부 개혁은 7개의 정부부처를 먼저 구축했다. 그 이전에는 왕실조직으로 정부를 이끌었지만, 왕실과 정부를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법무부, 외교부, 재정부, 육군부, 해군부, 종교교육부, 그리고 내무부로 구성되었다. 처음으로 제1장관제를 입명해 법무부가 그 역할을 맞도록 했다. 총리제의 전신인 제1장관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1721년 국사를 책임지는 제1장관(Prime Minister)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스웨덴에서 도입한 것은 한참 시간이 지난 뒤였다. 1840년대 영국과 미국도 비슷한 정부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때부터 아직까지 국왕이 정부의 좌장이지만, 실질적 국사는 장관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입헌군주국(Constitutional monarchy)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부처별로 장관 밑에는 정치차관을 두어 장관의 실질적 업무를 보좌하도록 했다.

사회개혁의 시작은 교육개혁에서 시작했다. 그동안 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국민교육을 국가의 종교교육부에 두고 학교조직을 구축했다. 1842년 의무교육제를 도입해 국민의 지식함양을 통한 국민성의 개조와 인재배출이 급선무라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개혁의 청사진이 있어도 결국은 국민의식의 변화가 없으면 실패할 것으로 보았다. 교육은 더 이상은 기독교 교리와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 아닌 국어, 수학, 인문지리, 과학적, 철학적 사고를 함양하고, 기술과 상업 등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식을 통한 변화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기술 독점권과 상권을 장악한 길드조직이 남아 있는 한 교육으로 눈 뜬 새로운 기술자와 상인들의 자유로운 진입을 방해한다고 보고, 1846년 의회주도로 길드제도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 제도의 폐지로 중세 이후 500년 이상 유지되어 왔던 견습 위주의 마스터제도, 인허가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길드단체들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길드조직이 갖고 있었던 교육기능과 인허가권은 국가교육 기관과 행정기관으로 이전해 관리했기 때문에 부패한 대학의 교육제도와 입학과 졸업의 전권을 가진 교수의 특권 박탈도 그 다음 수순으로 진행해 나갔다. 귀족자녀에게만 주어졌던 대학입학자격도 학점과 입시를 통해 선발하는 전면 개방제로 전환해 서민자녀들도 사회 주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 이는 길드조직의 해체와 의무교육 도입 그리고 대학개혁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가능했다. 그 다음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설립을 위해 주식법(1848)을 공표했다. 이 전까지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었다. 이로서 자유시장주의 체제가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신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 다음 수순은 뭘까? 바로 관료제 개혁이었다. 1855년 고위관료는 오직 귀족출신에게만 개방되어 있던 폐쇄적 제도를 폐지하고, 실력위주 채용으로 전환했다. 관료들이 가지고 있었던 행정결정권, 예를 들어 집을 지을 때 행사하는 인허가권, 조달, 입찰 등의 모든 행정절차를 폐쇄적 체제에서 완전 개방제로 전환했다. 지방관료 개인의 결정권을 집단결정권으로 개선했고, 관료들에게 주어졌던 인허가 요금의 획득권을 박탈하고 일정 수준의 임금으로 전환했다. 그 이전에는 인허가에 따르는 행정결정권을 이용해 모든 요금을 관료가 착복하고 있었던 셈이다. 즉 세금을 제외한 모든 인허가권은 정부부처로 이관되고, 모든 수익은 국가에 귀속되었으며, 이때부터 관료는 봉급생활자로 전환되었다.

그 다음 수순으로 지방자치의 강화를 위해 조세제도와 법원개혁을 동시에 진행했다. 1860년 국가행정조직을 24개 행정서비스 단계로 나누고 광역단체인 란스팅(Landsting)을 설립했다. 지방 문제는 지역민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란스팅은 의료서비스, 교통인프라를 책임지게 하고, 정부의 중앙조직은 교육, 치안, 선거관리, 재판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소득세, 재산세, 지방세, 재산세, 소득세, 인하가세, 인지세 등을 명확히 구분해 납부하게 하는 조세제도도 1869년 개혁되었다. 소득세와 재산세는 투표권 확대이전까지 선거권과 피선거권 부여를 위해 필요했기 때문에 조세개혁을 통해 유권자의 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현물로 세금을 낼 수 있었지만 화폐로만 징수하는 체제로 개선되었다. 따라서 주먹구구식이 아닌 보다 체계적인 징수체제가 마련되었다. 지방관료 들의 개인적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이권과 권력남용, 탈취 및 횡령 등 부패에 연루된 공무원에 대한 철저 규명과 해임, 사법적 책임을 강화에 부패의 씨앗을 제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2심인 고등법원제도를 구축해 3심 제도를 강화하고 지방조직이 갖고 있던 사법권을 박탈했다. 이를 위해 지방법원도 정비해 나갔다. 막스 베버(Max Weber)가 주장한 기독교 문화의 부의 축적이 자본주의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지만, 스웨덴의 예에서 보듯 관료개혁과 사법개혁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부패청산은 불가능했고, 자본주의로의 진입에서 관료가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 단계에서 정치특권 개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350년 이상 유지되어 온 4원제 의회, 즉 교회원로원, 귀족원, 시민원, 농민원으로 구성된 의회 체제를 개혁할 수순이었다. 1866년 교회원로원은 폐지하면서 성직자들의 정치개입을 배제했고, 귀족원은 폐지하지만 간접선거로 선출된 상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았으며, 시민원과 농민원은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으로 구성하는 하원으로 통합했다. 법안과 예산안은 양원에서 찬성해야 통과할 수 있도록 균등하게 권한을 분산했다. 4원제를 양원제로 개혁하면서 세습권력에 철퇴를 가한 것이다. 이전까지 고급장교, 외교관, 정치인, 고급관료 들은 귀족의 독차지였지만, 개방형으로 전환하면서 누구든 최고 위치까지 올라갈 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특권을 향유했던 귀족들의 반발은 컸다. 루이스 데예르(Louis De Geer) 당시 총리의 지도력과 협상능력, 시대의 변화를 꿰뚫는 통찰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5년 이상의 준비기간, 개혁안 제출 후 2년 이상의 설득과 협상기간 동안 귀족원의 두 번에 걸친 반대투표 후에야 교회원로원과 귀족원의 찬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 모든 개혁을 이루는데 소요된 30년 동안 3명의 국왕, 3명의 총리가 교체되었다. 이렇게 빠른 기간 동안 압축적 개혁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계몽군주 들이었다. 민주화 이전 모든 먹이사슬 구조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국왕 스스로가 권력을 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행정 권력을 행정부에 넘기고, 예산권과 입법권은 의회로, 그리고 사법권은 법원으로 넘겨주며, 중앙권력을 지방으로 이양함으로써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귀족, 성직자, 관료의 모든 특권이 한 세대 안에 제거되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실력위주로 신세대가 채워지면서 국가조직에 새로운 피가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개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신세대가 자라날 시간이 필요해서다. 특권을 폐지할 때 중앙과 지방에서 활동할 정치인, 관료, 외교관, 장교, 법관 등의 직업군이 키워져 투입되는 시간은 적어도 20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오스카 1세, 칼 15세, 루이스 데예르 [사진=위키미디어공용]

부패청산을 위한 조건

스웨덴의 부패청산 성공모델은 위로부터의 개혁모델이다. 기득권자들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새로운 국가재건에 동참을 한 것이다. 지방 상권을 잡고 있었던 길드조직을 폐지해 지방조직 세력을 국가의 통제 하에 두었던 것도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경제자유화와 시장경제의 시작은 기업창업이 자유롭도록 주식법이 새로 제정되면서 가능했다.

로스타인 교수가 빅뱅이론에서 지적한 대로 이 모든 개혁은 연속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신속하게,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빅뱅이론에서 빠진 것이 있었다. 바로 누가 이 개혁을 주도 하느냐의 문제다. 처음 이 개혁을 주도한 사람은 바로 1844년 국왕에 오른 오스카 1세다. 미국을 다녀와 미국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 1835, 1838)를 집필한 알렉시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과 가깝게 교제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민주주의를 깊이 통찰할 수 있었으며, 독일, 프랑스, 이태리를 돌며 강대국들의 통치체제를 체험하고 돌아와 개혁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다. 오스카 1세의 아들 칼 15세는 아버지 뒤를 이어 1860년과 1870년대의 행정개혁과 정치개혁을 완성시켰다. 그들의 뒤에는 걸출한 정치인이 있었다. 루이스 데예르는 두 번의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세 명의 왕을 보필했다. 이 세 사람이 없었다면 스웨덴의 부패개혁은 아마도 실패했을 지도 모른다. 빅뱅이론과 리더십 이론의 결합은 부패척결의 설명력을 높여줄 수 있다.
반부패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반대세력이 다시 힘을 모아 반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빠른 기간 동안, 총체적 개혁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정치인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이유다. 현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한 세대를 끌고 나갈 수 있는 한 정당이 최고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해 추진하거나, 정당 간 빅딜을 통해 국가 개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부패가 낮은 국가들의 공통점

부패를 측정하는 5가지 지표, CPI(Corruption Perception Index, 세계투명성기구), CCI(Control of Corruption Index, 세계은행), ICRG(International Credit Risk Guide, 세계은행), EQI(European Quality of Government Index, 예테보리대학 정부의 질 연구소), CI(Corruption Indicators , 예테보리대학 V-Dem 연구소) 등의 국제비교에서 부패가 낮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국가들은 예외 없이 민주주의의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낮은 부패는 민주주의의 최고 정점에 오르기 위해 요구되는 핵심 요소다. 민주주의가 잘 구가 되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 부패가 높거나 특권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나라는 없다. 부패가 없는 국가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적은 기회비용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공공성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과 같은 복지병이나, 무임승차등도 현격히 낮다. 높은 세금에도 국민저항이 낮은 이유는 부패가 없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고, 낸 세금으로 본인 뿐 아니라 자녀세대에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부패가 낮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은 이유다. 합리적 선택이론(rational-choice theory)에서 말하는 집단행동의 딜레마(collective action dilemma)는 부패가 없을 때 사라진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낸 세금으로 다른 사람만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불신감 때문에 세금을 면하려고 해외로 도피하거나, 탈세를 선택한다. 제로섬 게임이 아닌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사회모델은 부패가 낮아 신뢰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하다. 실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재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국가의 시너지 효과는 최고조에 이른다. 노력한 만큼 기대한 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행복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부패가 만연되면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사회가 된다. 상대방을 믿을 수 없으니 기회비용은 더 커지고,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접근하려고 다양한 부패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아무리 해도 안 되니 상대적 가치박탈과 양극화는 더 커진다. 가진 자 중심의 사회가 되고 갑을 관계는 고착화 된다. 결국 특권이 문제다. 부패척결은 특권을 없애는 특효약이다. 반대로 특권 철폐 없이 부패는 절대 청산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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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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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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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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