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는 동안 중국은 군수 장비와 기술을 통해 러시아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단독 보도했다.
WSJ는 미국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에서 제공받은 러시아 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12개 이상의 러시아 및 중국 기업이 활발한 거래를 벌여온 사실을 확인했다.
세관 기록에 따르면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시아 수출 제한 품목 8만4000건이 러시아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토프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 서부 사라토프 지역의 엥겔스 공군기지에 있는 러군 전략폭격기. 해당 위성 사진은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Maxar Technologies/Handout via REUTERS 2022.12.04 wonjc6@newspim.com |
구체적으로는 중국 국영 방산업체 폴리테크놀로지는 작년 8월 31일 러시아 국영 군사장비업체 JSC로소보넥스포트에 M-17 군용헬기의 항법장치를 수출했고, 같은 달 중국 푸젠 나난 바오펑 전자도 같은 러시아 업체에 장갑차용 통신방해 망원안테나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 10월 24일에는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 AVIC가 러시아 방산업체 로스텍의 자회사인 AO 크렛에 Su-35 전투기 부품 120만달러(약 15억원)어치를 넘겼으며, 미국 제재 대상인 중국 시노전자는 4∼10월에만 1300건, 총액 200만달러 이상 물품을 러시아에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사들인 '이중용도' 상품 중 다수는 중국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는데, 민간용으로 개발됐지만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상품 중에는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나오미 가르시아 C4ADS 애널리스트는 "서방의 제재에도 중국 국영 방산업체들이 러시아 방산업체에 군용으로 적용 가능한 부품을 계속 보내고 있다"면서 "러시아 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동일한 종류의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WSJ는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금지 품목의 수출과 거래 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새로운 추가 제재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러시아에 '원조'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사실적 근거가 없다"면서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며 의도적으로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확립과 특수 군사작전 수행에 필요한 기술적 잠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 보도 내용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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