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의 방위산업 무기 수출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한국이 우크라에 살상 무기 지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에 군사 지원을 하는 국가들이 무기고를 다시 채우기 위해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우크라전은 한국 무기 수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며 "이제 한국은 우크라에 직접 무기를 공급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그간 한국이 우크라에 방독면과 방탄조끼, 의료품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왔지만 국내 법률상의 제약으로 살상 무기 지원은 거부해왔다고 설명하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정부에 무기 지원을 촉구한 일을 거론했다.
[그디니아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북부 그디니아의 해군기지에 인도된 K-2 전차와 K-9 자주포 앞에 서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06 wonjc6@newspim.com |
당시 스톨텐베르그는 독일, 스웨덴 등 국가들이 교전국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정책에서 물러나 우크라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바를 강조한 바 있다.
WSJ는 한국의 우크라 군사지원에 대한 관심은 "한국이 세계 무기 공급자들 사이에서 독특한 지위에 있기 때문인 것도 한몫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수십 년간 북한으로부터 실제 위협을 받는 국가이자 지난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무기수출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5년간 세계 무기 수출에서 한국이 2.8%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이보다 5년전의 1%에서 3배 가까이 급성장한 규모이며, 세계에서 13번째로 가장 큰 무기 수출국이다.
한국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고 WSJ는 소개했다. 매체는 국방부 자료를 인용,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일년 전 72억5000만달러에서 170억달러로 급증했다고 알렸다.
폴란드 등 여러 유럽국가들이 한국을 무기 수입처로 점찍은 것은 신속하고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브뤼셀자유대학의 라몬 파체코 한국학 교수는 "유럽의 경우 냉전 종료 후 재래식 무기 생산여력을 크게 줄였다면 북한의 위협을 받는 한국은 계속해서 양산 능력을 유지해왔다"며 "유럽국들은 다른 동맹들보다 무기를 더 빨리 인도받을 수 있는 한국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국 무기는 지속적인 군사훈련을 통해 품질이 검증됐고 가격은 비교적 낮다"고 말했다.
다만 WSJ는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이자 북한에 지대한 영향력이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적대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국은 절묘한 밸런스 외교를 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우크라 무기 지원 압박은 커지고 있지만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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