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입력 : 2023년02월05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2월05일 07:00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사면 후 칩거하면서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입지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 이후 '중동 특사설'이 나오는 데다 여당 당권주자들의 예방도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과 달리 적극적인 공개 행보에 MB의 주가도 상승세다.
![]() |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2022.12.30 leehs@newspim.com |
◆ '중동 특사설'에 주가 껑충
이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역할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서 300억달러(약 3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성과를 낸 뒤 정치권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UAE 국빈 방문'의 경제 외교 성과를 공유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이 갖고 있던 자산을 살려 외교나 경제에 도움을 보탤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사면복권에 대한 평가도 다 다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실용 외교의 기본"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특사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형식의 지지자 소통 플랫폼에서 "국익을 위해 MB가 가는 게 맞다"며 공개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에 힘을 보탰다.
특사 임명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결정에 달렸지만, 이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에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란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대통령 특사 파견과 고위급 대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면서도 이 전 대통령의 특사는 "국민 무시이자 상대국 모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 |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영우 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도 같이했다. [사진=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2023.01.20 ycy1486@newspim.com |
◆ 與 당권주자, 너도나도 MB 예방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앞다퉈 이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가장 먼저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가 지난달 20일 MB를 만났다.
안 후보는 이 전 대통령이 "당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을 우려했다"며 "당이 분열되지 말고 특히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하나로 합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또 "UAE나 원전이 앞으로 계속 더 잘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러 가지 당부의 말씀들을 하셨다"며 "특히 정치와 노동 분야가 발전이 더딘데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각별하게 노력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까지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재 당 상황뿐 아니라 국내외적 문제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후보도 지난달 31일 만났다. 여기서도 이 전 대통령은 "어떻게든 하나의 팀이 되도록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당내외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와 대비되면서 이 전 대통령의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