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이 중국의 것으로 추정되는 에어벌룬 형태의 정찰기구 '스파이 벌룬'(spy balloon)이 수일 째 미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당국은 현재 공군기를 출격시켜 추적하고 있으며, 한 때 격추도 검토했다는 전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고도 비행의 정찰기구를 탐지했고 현재 미국 상공에 날고 있다"며 "벌룬은 현재 상업용 항공로보다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이다. 지상에 군사적 또는 물리적 위협은 없다"고 알렸다.
라이더는 "우리는 정찰 벌룬이 중국의 것으로 확신한다"며 "전 행정부를 비롯해 지난 수년간 중국의 이러한 활동들이 관찰돼 왔다"고 말했다.
정찰기구는 핵미사일 시설이 있는 "여러 민감한 현장" 주변의 상공도 비행한 것으로 미 국방부는 파악했다.
전날 정찰기구가 몬태나주 상공을 날자 전투기로 격추가 검토됐다. 몬태나주는 미국의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지하 격납고가 위치한 지역이다.
그러나 사건을 브리핑받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사령부가 격추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하면서 격추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기구 격추 후 잔해 추락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고 기구 자체가 민감한 국가정보를 수집하는 정찰기구가 아닌 것으로 당국은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정찰기구를 탐지하자마자 주요 민감정보 보호조치를 가동했다고 라이더 대변인은 덧붙였다.
미 정부는 주미국 중국 대사관과 주중 미 외교사절단을 통해 중국 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오는 5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발생해 향후 그의 방문 일정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시 상공 위를 날으는 중국 소유의 것으로 추정되는 에어벌룬 형태의 정찰기구. 사진 출처는 소셜미디어. [재판매 및 DB금지] 2023.02.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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