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성태, 서로 '모른다'…前쌍방울 비서실장 "가까운 관계"
대장동 재판서도 남욱·유동규 의혹 제기 계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의 대북 사업', 두 사건은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한 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대표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법정 진술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위증죄'라는 불이익이 있는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1.18 pangbin@newspim.com |
재판 당일에는 과거 쌍방울그룹에서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A씨가 출석했다. A씨는 2019~2020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재직할 당시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쌍방울의 대북 지원사업 추진 당시 사업 제안서 작성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A씨에게 "증인은 당시 조사에서 김성태 회장, 방용철 부회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가까운 관계였던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는데 맞나"라고 물었고,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A씨는 "이 부지사는 김 회장과 직접 연결되는 선으로 보였고, 그 무렵 대북 사업을 하면서 방 부회장과 교류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진술조서 답변 내용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A씨의 이같은 진술은 그동안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주장해온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며 쌍방울과의 '커넥션 의혹'을 부인했다. 쌍방울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비를 대납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도 이 대표와의 커넥션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는 국내로 송환되기 전 태국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와) 만날 계기도 없고 만날 이유도 없다"며 "이재명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쌍방울 전환사채 중 (이 대표의) 변호사비로 흘러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지난 몇 달간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이 관련 배임 사건 재판에서 꾸준히 이 대표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줄곧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일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의 측근들이 민주당은 일부 의혹을 당 차원에서 반박하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아직 기소는 물론 조사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방어 차원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나온 진술과 외부에서 지지자 등에게 하는 발언의 무게감은 차이가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대장동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