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제3자 변제'는 외교적 노력 결과"
조정식 "뭐가 급해서 친일 졸속외교 하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여야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금 논란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외교부가 지난 12일 강제징용 공개토론회에서 제시한 '제3자 변제' 안에 대해 여당 측은 "유일한 해법"이라고 옹호한 반면, 야당 측은 "피해자 능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0회국회(정기회) 외교통일위원회 5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12.05 pangbin@newspim.com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외교적 해법 외 현재 방법이 없지 않나"라며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절차를 밟는 건 문재인 전 대통령조차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문제 해결은 외교적 해법밖에 없다는 인식 하에 고민을 거듭하다 내놓은 안이 제3자에 의한 피해 변제 방안 아니겠나"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뒤따르면 제3자 대위 변제안은 우리 정부 해법으로 발표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외교적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절은 노무현, 김대중 시절이었다. 그때는 토착왜구, 죽창가란 단어가 없었다"며 "DJ·오부치 선언을 관통하는 정신은 상호 존중이다. 다른 정파에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도 못하고, 이번이 거의 유일한 마지막 해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상황 자체가 한일 관계의 개선이란 큰 지향점과 현실적으로 더 미룰 수 없는 강제징용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에게 "한일관계가 미래 지향적으로 가야 하는데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지향점과 현실적으로 미룰 수 없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금 논란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는 일본과 실무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조 차관은 "협의하고 있다"며 "최대한 (일본의) 호응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 막다른 골목까지 몰려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일본 당국하고 빨리 협의해서 답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강제징용 배상금 논란과 관련해 대일 굴욕 외교라며 맹비난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외교부가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금 지급이 사실상 어렵다, 한국 기업 돈으로 배상하겠단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가"라고 되물었다.
조 의원은 조 차관에게 "전범기업이 기금을 내겠다고 협의가 됐냐"고 물었고 조 차관은 "협의된 게 없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이에 "떡 줄 놈 생각하지 않고 김칫국을 마시겠다는 거냐"며 "뭐가 그리 급하고 아쉬워서 친일 졸속 외교를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의원은 "일본 참여 하나 없이 한국 기업만 갈취해 배상하는 안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안"이라며 "대법원 판결 이후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여러 안이 나왔지만, 이렇게 치욕적인 안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본에 전적으로 책임을 면제해 주면서 수십 년간 전범 기업 책임을 묻기 위해 싸워 온 우리 피해자들을 아주 능욕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굴욕적 외교를 통해 한일 관계를 소위 정상화할 때 이익을 얻기 때문에 이러는 건가"라며 "국민,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땐 어쩔 건가"라고 성토했다.
조현동 차관은 이날 "일본하고 협의하는 것은 일본의 호응 조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일본으로부터 호응 조치가 아무것도 없다면 (양국 간)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외교부는 이날 외통위에 제출한 '외교부 현안보고' 자료에서 지난해 4차례에 걸친 민관협의회 등을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3자로부터 판결금 지급을 받을 수 있다는 법리로서 제시됐다며 이 방안을 현재 계류 중인 소송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 15명에 대해 행정안전부 산하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판결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설명하고 "지급 범위는 당면한 확정판결 3건을 우선 추진하되, 계류 중인 소송도 추후 유사하게 진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공개토론회를 열고 법리 검토 결과 피해자들이 일본 피고기업이 아닌 제3자로부터 판결금을 수령할 수 있다며, 민관협의회에서 논의된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판결금 지급을 사실상 공식화한 바 있다.
외교부는 피해자 측이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이 없는 정부안에 대해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피해자의 판결금 수령 의사를 확인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해법 마련 이후에도 피해자를 포함한 대국민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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