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상호교환성 심사 진행중
틈새시장 공략하는 LG화학…국내 환자 대상 데이터 확보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애브비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독점권을 잃게 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25조원가량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고자 분주해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삼성과 셀트리온이, 국내 시장에서는 LG화학의 전략이 주목된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 애브비(AbbVie)의 주가가 지난 6일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애브비가 개발한 치료제 '휴미라' 독점권을 잃게 되면서 시장이 반응하는 것이다.
휴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류머티즘, 궤양성 대장염, 건선 등에 효능을 가진다. 지난해 매출 207억달러(약 25조원)를 기록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의약품이다. 애브비는 지난 2012년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하거나 동등한 효능을 가지는 후속 제품)가 나오지 못하도록 특허를 냈으나, 결국 올해에만 10개 바이오시밀러에 시장을 내주게 됐다.
◆美 시장 진출에 앞서는 삼성, 따르는 셀트리온…오는 7월 '기대'
국내 기업 역시 해외 진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오는 7월 1일 미국 시장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유럽 시장에서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해 왔으나 특허 벽 때문에 미국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2023.01.18 hello@newspim.com |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마쳤으며,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오는 7월을 목표로 허가 심사 중이다.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상호교환성 확인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상호교환성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와 효능이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는 자격이다. 상호교환성을 획득할 경우 의사의 동의를 얻지 않더라도 약국에서 오리지널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교차처방할 수 있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상호교환성 임상시험 4상에 돌입해 오는 5월까지 시험을 마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상호교환성 임상 3상을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비교했을 때 셀트리온의 임상 속도가 더 느리지만, 허가가 난 이후 셀트리온은 직판 체제를 활용할 수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유통을 맡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미국 유통 라이선스를 보유한 셀트리온USA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유플라이마 직판에 들어갈 경우, 원가를 절감하고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전략을 짤 수 있다.
[로고=셀트리온] |
◆LG화학, 뒤늦게 국내 시장 진출…"처방 근거 더 명확"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제약사도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젤렌카'(성분명: 아달리무맙) 허가를 신청했다.
LG화학은 일본 시장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국내보다 일본에 먼저 출시했다. 지난 2014년 LG화학은 일본 제약사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일본 판권에 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공동 개발을 진행했으며, 지난해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바이오 시밀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가 아닌 만큼, 경쟁이 치열한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틈새 시장을 노린 것이다.
[로고=LG화학] |
다만 국내 시장에 다소 늦게 진출했다는 점이 약점이 될 수 있다. 국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은 '퍼스트무버'가 시장 점유율이 큰 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달리무맙은 한국과 일본인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며 "국내 환자 대상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 처방 근거가 더 명확하다는 부분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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