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대기질통합분석센터장
인도의 뉴델리는 전세계에서도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다. 무엇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일평균 혹은 연평균 농도는 서울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특히 겨울철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 시간당 200ug/m3이 넘으면 양호한 수준이고, 위험 수준인 3~400ug/m3을 넘는 날도 부지기수이며, 1,000ug/m3에 육박하는 날도 있다고 한다.
최용석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대기질통합분석센터장. [사진=서울시] |
참고로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주의보 기준은 시간당 75ug/m3, 경보기준은 시간당 150ug/m3 2시간 지속 시에 발령이 된다. 우리나라 기준을 인도 뉴델리에 적용하면 겨울 내내 거의 (주의보도 아닌)경보 발령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이다.
지난해 12월, '한·인도 대기질 정책 공유 및 기술 교류를 위한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분한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400ug/m3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국민들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만큼 국민들은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에 취약하게 노출되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시카고 대학 에너지 정책연구소(EPIC)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인도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평균 수명 단축이 5년이나 된다고 한다. 인도 정부가 더 이상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서울시의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도 어느 도시보다 높다. 미세먼지 수준이 장기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이고,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가 워낙 큰 이슈로 부각돼 대기질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 목표 의지는 변함이 없다.
또한 잠시라도 대기질 관리를 소홀히 한다거나, 혹은 기상 상황이 조금이라도 악화된다면 언제라도 우리가 숨쉬는 대기에서의 미세먼지는 나빠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기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지난 세미나는 우리나라 환경부격인 인도의 MEFCC( Ministry of Environment, Forest and Climate Change)와 한국대기환경학회, 그리고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관이 주관이 되고 서울시가 적극 지원, 참여함으로써 행사가 성사될 수 있었다.
한국·인도 양국가와 서울·뉴델리 양도시의 대기질 문제를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우리 서울시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우수한 대기질 개선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고, 국내 대기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한국대기환경학회(KOSAE)에서 국내 대기분야의 전반적인 동향을 설명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정책과 동향에 대해 인도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의 대기환경관련 국내기술을 소개하고, 국내 최초로 인도에 대기측정장비를 수출하고 있는 켄택에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할 기회를 가졌다. 우리의 대기질 정책과 학술적 성과, 선진 기술 그리고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에 대한 지원까지 뜻깊은 자리가 됐다.
인도측에서는 우리 방문단의 발표 후에 2명의 발제자가 발표를 했는데, 인도의 심각한 대기환경 현황과 다양한 오염원 그리고 그들이 시행하고 있는 대기오염 저감 정책들을 공유하였으며, 이와 관련되어 열띤 토론도 있었다.
이번 인도 방문은 세미나외에 인도 현지의 대기질 측정방법과 표준 인증제도 등 현황을 공유하고, 학술적, 인적, 기술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서 또 다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인도는 경제, 문화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하고 있었지만, 대기 환경을 위한 이러한 교류는 처음 시도되었으며, 이런 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도 정부의 절실함도 느낄수 있었다.
올해는 한국·인도 수교의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G20 정상회의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서울시와 인도 뉴델리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 노력의 첫걸음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선진 대기질 정책을 인도에 공유하고, 그들이 가진 기초분야의 전문성을 우리가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양도시의 대기질 개선에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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