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미국 증시가 2008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가운데, 에너지 업종은 6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술주는 70%가 빠졌다.
29일(현지시각) CNN이 올해 증시 위너와 루저를 가려낸 결과 에너지 업종이 가장 큰 상승을 기록했다.
연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치솟은 원유 가격은 한 때 120달러를 웃돌기도 했고, 연중 대부분 80달러 위에 머물렀다.
WTI 가격 1년 추이 [사진=CNBC차트] 2022.12.30 kwonjiun@newspim.com |
덕분에 에너지 업종은 연초 이후 60% 넘게 올랐다. S&P500 구성 업종 중 연초 이후 5% 넘게 오른 곳이 한 곳도 없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업은 워런 버핏의 선택을 받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종목명:OXY)으로, CNN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가가 122% 뛰었다.
다음으로는 에너지 공급기업 컨스털레이션 에너지(CEG)가 연초 이후 109% 정도 올라 2위를 차지했고, 석유 탐사 및 생산 회사 헤스(HES)는 94%로 상승폭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마라톤 페트롤리엄(MPC), 엑손(XOM), 슐럼버거(SLB), APA(APA), 퍼스트솔라(FSLR), 할리버튼(HAL), 마라톤오일(MRO) 등이 70~80% 수준의 상승으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최근 몇 주 사이 가스 및 석유 가격이 하락 중이나 지난 몇 년 추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덕분에 에너지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은 4조달러로 두 배가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 S&P500 편입 에너지 기업들의 81%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연 평균 실적 성장세가 137.3%로 11개 섹터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로 기술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저금리와 낮은 인플레이션 여건 속에서 지난 10년 간 화려한 상승세를 연출했던 빅테크들은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추진에 고꾸라졌다.
그중에서도 현재까지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업체는 에너지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네락 홀딩스(GNRC)로 연초 이후 74% 정도 빠졌다. 2위는 세계 최대 데이팅 앱 업체인 매치그룹(MTCH)으로 70% 정도 하락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TSLA) 역시 70% 정도 내렸고,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META)는 65%가 밀렸다.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4조달러 정도가 증발했다. S&P500 편입 기업들 중 낙폭이 가장 컸던 10개 기업들의 경우 올해 시가총액은 1조6000억달러 정도가 줄었다.
CNN은 월가가 내년 기술주 반등을 희망하지만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데다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겹쳐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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