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불확실한 경제 상황·내수 부진 우려
자금사정은 소폭 완화..."일시적 회복"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수요 둔화가 이어지면서 기업 체감 경기가 2년 2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다만 자금시장 안정화에 따라 기업이 전망하는 자금사정은 소폭 완화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모든 산업 업황 BSI(실적)는 74로 전월 대비 1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0월(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밑돌수록 부정적 응답이 많다는 의미이다. 한은은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했다.
[자료=한국은행] |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BSI는 지난달 74에서 이달 71로 3p 떨어졌다. 비제조업 BSI는 7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오는 1월 전망도 좋지 않다. 전산업 업황 BSI(전망)는 70로 전월 전망보다 4p 떨어졌다. 제조업은 69에서 68로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77에서 72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요 감소와 화학제품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제조업 매출 BSI은 전월에 비해 5p 하락한 85였지만 손익을 따져 이익이 나는 정도인 채산성과 자금사정은 각각 전월 대비 2p 오른 76, 3p 오른 81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자금사정 BSI도 전월 대비 1p 상승한 81을 기록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최근 자금시장 정책이 안정화되면서 전월보다 기업들의 자금시장 전망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BSI 중 매출과 채산성은 각각 1p씩 하락한 89, 80을 보였다. 주택경기 둔화와 유동성 악화로 건설업이 하락하고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부동산업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가 증가해 상승했다.
기업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내수부진을 꼽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조업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비중이 22%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부진은 각각 17.2%, 10.8%를 기록했다. 각 지표는 전월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다만 자금부족과 수출부진 지표는 전월보다 1.0%p, 0.5%p 상승한 6.5%, 7%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기업은 불확실한 경제상황(18,9%)과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13.9%)이 높았다. 내수 부진은 12.1%로 뒤를 이었다.
기업경기실사지수에 CSI(소비자동향지수)를 반영한 ESI(경제심리지수)는 전월에 비해 0.3p 상승한 91.7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대진 팀장은 "최근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고용성도 좋아져 가계에서 소비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추세적으로 봤을 땐 완전한 심리 회복보단 일시적 회복으로 본다"고 말했다.
rightjen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