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승진...사장 대표이사 잇따라 선임
내년 경기침체 본격화...경영진 리더십 부각
경영승계 속도도 빨라져...경영능력 관건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연말 주요 기업들의 오너가 3·4세가 초고속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내년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큰 만큼 이들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영업 부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 반만이다. 박 사장은 기획조정본부를 포함한 그룹 전반에 관여하는 총괄 사장 역할을 맡게 된다. 또 박 사장의 동생인 박주형 구매담당 전무는 부사장에 올랐다.
앞서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사장, 구본규 LS전선 사장, 구형모 LX홀딩스 부사장, 최성환 SK네트웍스 신임 사업총괄 사장 등 오너 일가들의 승진도 잇따랐다.
코오롱 오너 4세인 이규호 부사장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사장은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이 신임 사장은 내년부터 코오롱글로벌의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 자격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다.
[서울=뉴스핌] (좌부터)박준경 금호석화 사장,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사장, 구본규 LS전선 사장,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우) [사진=각사] |
LG그룹 방계인 LS그룹과 LX그룹의 올 연말 인사에서도 오너가 3·4세의 승진은 두드러졌다. 오너 3세인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구 사장은 구자엽 LS전선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그는 LS전선 미국법인에 입사한 뒤 LS일렉트릭 임원과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친 후 LS전선 사장을 맡게 됐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홀딩스 경영기획부문장은 올 초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승진과 함께 LX그룹 내 신생 계열사 LX MDI의 각자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구동휘 부사장은 E1 신성장사업부문 전무에서 LS일렉트릭 부사장으로 승진·전보했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의 장남이다.
SK그룹에서는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신임 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SK네트웍스의 투자 및 주요 의사결정을 맡을 예정이다.
한화그룹 오너 3세의 경영승계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지난 8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 부문 대표이사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태양광·우주항공사업·방산사업을 모두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이다.
대부분 1978~1980년대생들인 주요기업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내년 경기불황의 파고를 어떻게 뛰어넘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일각에선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따라 갈 수 있는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산업 트렌드가 바뀌고 기술력 등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신사업 진출 등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국내외 경기는 암울하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제조업 경기가 내년 초에도 여전히 냉랭할 것이라며 화학·철강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업황은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내년 기업 경기전망을 보면 내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확대경영보다 '긴축경영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이 많았다. 특히 응답 기업의 50.5%가 '내년 자금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