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5위권 밖 순위 싸움 치열
한화 대우조선 인수...6위 위협
대어급 HMM 인수시 순위 손바뀜 예고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내외 불확실한 경기상황 속에서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인적·물적 분할로 국내 재계순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기업 분할에 대한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인수합병이 최근 재계 순위 변동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그룹 5위권 밖의 서열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재계순위 5위인 롯데그룹은 최근 2조7000억원 규모의 동박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롯데건설 지원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꾸준한 몸집 키우기로 순위를 굳건히 지킬 전망이다. 올해 롯데그룹은 주방·생활용품 기업인 한샘 인수에도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선바 있다.
재계 7위인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올 상반기 자산규모 12조원)을 내년 상반기 최종 인수할 경우 자산총액이 92조원대로 늘면서 재계 6위인 포스코를 위협하게 된다.
재계 5대 그룹 [사진=뉴스핌DB] |
특히 대어급 매물이 대기하고 있어 재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여러 매물 가운데 눈여겨 볼 기업은 단연 국내 최대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다. HMM의 자산규모 25조원대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HMM 지분 매각 검토에 들어간 만큼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어느 기업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재계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9년부터 7위 자리를 내주며 줄곧 재계 서열 8위에 머물고 있는 GS그룹도 최근 바이오 분야 M&A 등을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보수적 경영 기조로 무리한 확장은 자제하고 있지만 굵직한 M&A에 재무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며 자산규모를 키우고 있다.
국내 서열 1~5위 재계 순위 역시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자산총액기준으로 SK가 1위인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줄곧 3위였던 SK가 2위였던 현대차를 제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 순위에 따르면 1위 삼성(자산 483조9190억원), 2위 SK(291조9690억원), 3위 현대차(257조8450억원), 4위 LG(167조5010억원), 5위 롯데(121조5890억원) 순이다. 재계 2위와 3위간 자산규모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HMM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현대차가 인수에 성공하면 2위 자리를 언제든 탈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SK는 공격적 M&A를 통해 대기업 중 계열회사 수를 가장 많이 늘렸다. SK의 계열사 수는 지난해 보다 38개 증가한 186개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의 계열회사 수는 57개로 지난해 보다 4개 늘었다.
기업들의 자산총액 증식은 기업을 분할해 상장시키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업 분할 후 상장에 대한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은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있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매물이 나올 경우 인수합병을 시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게 중요하다"며 "인수합병은 기업이 향후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