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스크린골프 사업 추진...3파전 예상
[서울=뉴스핌] 박두호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크린 골프 산업이 급성장한 가운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VX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업계 1위인 골프존을 맹추격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은 골프존이 약 62%로 1위이고, 카카오VX가 20% 정도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골프존의 시장 점유율이 아직 압도적이지만 최근 1~2년 사이 격차가 축소돼왔다.
골프존은 2010년 점유율 80%로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가 2015년 경쟁 업체가 늘면서 점유율은 70%로 줄었다. 골프존은 2015년 매출이 2400억 원을 기록했는데, 2019년 1987억 원대로 20%가량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는 골프존에게 기회가 됐다. 골프 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매출이 급반등하게 됐다. 2020년 골프존 매출은 2985억 원, 2021년 매출은 4403억 원으로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4761억 원으로 이미 작년 매출을 넘어섰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가 조사한 '한국골프 산업백서2020'에 따르면 2019년 골프 산업 규모는 13조 원, 스크린 골프는 1조 4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2019년 국내 골프 인구는 470만 명인데, 2021년 골프인구가 564만 명으로 2년간 100만 명가량 늘면서 골프 시장 규모도 비슷한 비율로 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골픈 산업 자체는 코로나19 이후 '피크아웃(Peak Out)'을 찍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급성장하던 스크린골프 시장의 성장세도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스크린골프장이 폐업 없이 43곳이 신규로 생겼다면, 올해 10월은 18곳이 폐업하고 40곳이 창업했다.
[사진=카카오VX] |
스크린골프 시장을 독주해왔던 골프존 입장에선 카카오VX는 기존 업체와는 차원이 다른 경쟁자다.
카카오VX는 카카오 플랫폼과 자금력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VX는 골프 용품, 골프 아카데미, 골프 예약, 실제 골프장과 연계 등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VX의 스크린 골프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해 골프 게임을 진행한다.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카카오VX는 함양 스카이뷰CC에 이어 여주 세라지오CC도 추가 운영하고 있으며 용인에 골프장 개발까지 나서고 있다. 골프 커뮤니티 볼메이크도 인수하는 등 IT기술을 활용해 골프 산업을 플랫폼화시키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블록체인 사업을 맡고 있는 메타보라와 카카오VX가 협력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VX 측은 "카카오 계정과 연동해서 쉽게 예약할 수 있고 카카오 캐릭터로 재미 요소를 늘려서 골린이(골프+어린이)도 즐길 수 있게 만든다"며 "지금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나 카카오VX는 스포츠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서 VR게임, 스마트 홈트레이닝을 비롯해 다른 스포츠까지 연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VX는 2017년 스크린골프장 점유율이 15%에서 2022년에는 20%로 늘면서 골프존을 맹추격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카카오VX 매출은 1376억 원으로 작년 매출인 1156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매출은 2020년 매출인 571억 원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카오가 소비자 편의성 구축을 잘 하기 때문에 지금은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기존 업체와 경쟁 관계로 금방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업계 구도는 3파전이 예상된다. 유통 대기업 신세계그룹도 스크린골프장 브랜드 TGX(Total Golf eXperince)로 사업을 시작한다. 골프존과 카카오VX와 달리 TGX는 고급 스크린 골프장으로 타깃층이 다르다. 골프용품도 판매하며 스뮬레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골프 수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엘스몰에 1호점이 개점될 예정이다.
walnut_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