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거기서는 알바 하지 말고, 모든 걱정 내려놓고 편히 쉬기만 해. 눈에 보이지만 않을 뿐 언제나 옆에 함께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을게."
16일 오후 6시부터 10.29 이태원 참사 49재 추모제가 진행된 가운데 유족들의 편지 낭독 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태원 유족과 4.16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빨간 목도리에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추모제 무대 앞으로 마련된 의자에 앉아 추모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49일 추모문화제에서 유가족과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2022.12.16 pangbin@newspim.com |
시민들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포스터를 들고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영하 5도의 추운 날씨에도 추모 시작 30여분만에 이태원역 1번 출구부터 약 180m 떨어진 인근 가게까지 추모 인파로 가득 찼다.
촛불 조명을 들고 이곳을 찾은 최동식(50) 씨는 "추모제 소식 듣고 퇴근하자마자 직장 동료 여섯 명과 함께 왔다"며 "마음이 너무 안 좋고 우리 국민들에게 정부가 있나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들은 4차선 도로를 막고 차량과 시민들의 통행길을 분리했다. 이태원역 버스정류장 인근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검은 리본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너무나도 많은 억울함이 있다. 호소할 것이, 분노할것이 너무도 많다"며 "그러나 오늘 이 순간만큼은 오직 우리의 아들 딸, 형제, 자매,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평생 사랑할 이들만을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참사 최초 신고 시각인 오후 6시 34분부터 약 1~2분간은 다함께 묵념의 시간을 진행했다. 추모제를 지켜보던 인근 가게 상인들도 문 앞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묵념에 동참했다.
오후 6시 40분부터 약 한시간 가량 추모 영상과 발언, 유족들의 편지 낭독 시간이 이어졌다. 전광판에는 고인의 사진과 이름이 공개됐고 곳곳에선 "힘내세요", "진상 규명 해야 합니다"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울려퍼졌다. 일부 시민들은 편지를 낭독하는 유족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해민턴호텔 골목에도 시민들이 꾸준히 왔다 가며 편지와 꽃,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두고 추모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날 추모제 참가 규모를 연인원 8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유족 측은 오는 30일에도 2차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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