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진옥동 회장 취임 변수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도 손태승 회장 인선 변수
최원석 BC카드도 구현모 KT 사장 연임 여부 관건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올해 말~내년 초 임기 종료를 앞둔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금융지주와 모회사의 인사 내용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 최원석 BC카드 사장과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은 내년 3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 [사진=각 사] |
약 6년 동안 신한카드를 이끌어온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통합 멤버십' 회원수가 3000만명을 돌파하고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9.2% 성장하면서 연임이 유력했으나, 최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차기 신한금융 회장 선임이 변수가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진 행장의 선임이 예상외의 결과였듯 계열사 CEO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이달 중순 신한 계열사의 CEO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카드의 '통합 멤버십'은 임 사장이 지난 2019년에 들여온 뒤 지난해까지 3년간 회원수 성장세를 보여왔다. 신한 결제 플랫폼의 월간 이용 지표(MAU)도 올해 9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부터 우리카드를 지휘해오던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의 회장 인선이 분수령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4일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경영진의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고 강조함에 따라 손 회장의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사장은 임기 첫 해 우리카드의 순이익 개선을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2.7%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올해 7월에는 가맹점 식별 시스템 체계를 확보해 자체 결제망 구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고, 9월에는 두 번째 해외 자회사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를 출범했다.
지난해 3월부터 BC카드를 이끌어 온 최원석 BC카드 사장도 모회사인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와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할 지 여부를 논의한다. 이사회는 심사위위원회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이날 중 추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구 대표가 차기 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되면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되고, 단독 추천이 안 되면 공모 절차를 밟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은 구 대표가 영입한 인물"이라며 "구 대표의 연임 확률이 높은 만큼 최 사장도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BC카드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BC카드는 중소 카드사에 결제망을 제공하는데, 주요 고객사들이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사업 다각화가 주요 과제로 꼽혔다. BC카드는 최 사장 임기 기간에 베트남의 '와이어카드 베트남' 지분을 100% 인수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결제사업 해외 협력사로 단독 선정됐으며,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신용정보평가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카드 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 등에서 얻는 매입업무수익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81.9%로 지난해 말(88.1%) 대비 줄었다.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의 연임 여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4월 하나카드의 사장을 맡은 뒤 취임 첫 해에는 사상 최고 실적을 냈으나, 올해는 지난해 호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특별퇴직 비용의 영향을 받아 큰 폭의 순익 하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로 금융업권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중 7개사의 CEO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삼성카드 김대환 사장은 지난 8일 삼성금융그룹이 진행한 '2023년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연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초 이재용 회장의 취임으로 교체 바람이 크게 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삼성의 금융계열사 CEO가 모두 연임에 성공한 만큼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따"며 "김 사장이 올해 실적 공로를 인정받은 점도 연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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