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82년생 정규직 희망퇴직 접수 시작
하이투자·다올 등 중소형사는 인력감축 진행중
고정비 줄이려면 자산 매각은 부족해 인력축소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증시 불안에 자금시장 경색이 겹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 가운데 대형 증권사인 KB증권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업계는 KB증권이 희망퇴직을 진행한 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고정비 지출을 막기 위해 인력 감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 중소형 증권사서 대형사로 옮겨 붙은 '감원'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은 오는 15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는다. 희망퇴직 적용 대상자는 1982년 12월 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원이다. 다만 2017년 1월1일 이후 입사자와 내년 임금 피크제 진입 예정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건은 월급여의 34개월분(최대)까지 연령에 따라 지급한다. 별도로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 등을 합해 5000만원(최대)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진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노사가 협의한 사항"이라며 "직원의 안정적인 은퇴설계를 지원하고, 회사의 인력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몸집 줄이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희망퇴직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다만 퇴직 대상자와 기간 등 세부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은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추진된다. 지난해 연말에도 1962~1966년생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도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청 직원 중 경영상황을 고려해 심사 후 최종 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의 감원을 검토 중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업황 부진 여파로 법인부(법인 상대 영업)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고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해당 부서에 소속됐던 임직원 약 30명 가운데 일부는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공식적으로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곳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1~2개사가 인원 축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고정비 지출을 막기 위해 인력 감축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업황 호황기로 증권사들이 인력 충원에 힘써온 터라 구조조정 충격이 더 클 전망이란 점이다.
특히 계약직들을 대상으로 한 인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가 정규직 수는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2분기 3만396명에서 올해 3분기 2만6710명으로 줄었다. 반면 계약직은 7078명에서 1만1472명으로 약 38.3% 증가했다. 지난해 3월 말까지만 해도 9000명대였던 계약직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형사와 달리 재무건전성 비율이 낮은 탓에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은 유동성이 낮다 보니 PF를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인원 감축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사들은 내년에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감원을 해야 하는 회사들마저 퇴직금을 융통하기 어려워 인력 정리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