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수수 혐의 임정혁 前고검장, 1심서 집유
"경찰 경력 홍보·수임한 곽정기는 1심 무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고검장 출신 임정혁(68·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경찰 총경 출신 곽정기(51·33기) 변호사의 1심 무죄 판결을 언급하며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 정재오 최은정 부장판사)는 27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변호사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백현동 수사무마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 [뉴스핌DB] |
임 변호사 측 변호인은 "사실 피고인과 같이 구속영장이 청구된 곽정기 변호사에 대해서는 영장이 발부되고 피고인은 기각됐는데 곽 변호사는 지난 22일 1심에서 변호사법 위반으로 무죄가 선고됐다"고 밝혔다.
이어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이 사건을 수임하면서 경찰 재직 경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재직 당시 형성된 인맥을 활용한 것은 사실이나 수임 내지 사건 처리방식에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해도 그 자체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선고 사유"라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이 1억원에 사건을 수임한 것에 비해 곽 변호사는 7억원에 수임하고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받았다"며 "(곽 변호사의) 1심 재판부는 현금으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변호사법 위반의 성립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명백하게 판시했는데 그 사건에 비하면 우리 사건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 사건이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전형적인 전관을 이용한 범행으로 수수 액수와 대가에 비춰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원심의 형은 과경해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임 변호사는 지난해 6월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개인 계좌로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부동산업자인 이모 전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은 정 회장에게 '내가 잘 아는 정치권 인사와 검·경 출신 전관 변호사에게 힘을 써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고 말하며 곽 변호사와 임 변호사를 소개했다.
임 변호사는 재판에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합법적인 변론을 한 것이고 수사 무마 시도는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 지난 8월 임 변호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억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관련자 진술과 선임서 내용을 종합하면 1억원은 과거 대검찰청 차장의 지위에 있었던 피고인이 대검을 방문해 고위 간부에게 정 회장의 불구속 수사를 청탁한 대가"라고 판단했다.
한편 곽 변호사는 정 회장에게 수임료 7억원 외에 현금 5000만원을 경찰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입증 부족을 이유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사건을 소개해 준 현직 경찰관에게 소개료 명목으로 400만원을 건넨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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