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여야 의원 방미
IRA 개정 및 하위규정 한국 반영 요청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우리나라 정부와 국회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 등을 위해 미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현지 설득에 직접 나섰다.
정부·국회 합동 방미 대표단은 미국 행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와 IRA 관련 사항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5~9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이번 대표단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윤관석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등 인사가 포함됐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의회 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미 대표단은 합동 아웃리치를 통해 미 의회에 IRA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 대한 우리측 우려를 강하게 전달했고, IRA 개정안 통과의 필요성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 대표단은 또 미 행정부가 그간 의견수렴 및 주요국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IRA 가이던스 마련 작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그동안 한국이 제시한 의견을 하위규정(가이던스)에 최대한 반영해줄 것도 요청했다.
대표단은 IRA 이슈를 소관하고 있는 톰 카퍼(Tom Carper) 재무위 무역소위원장, 리차드 닐(Richard Neal) 하원 세입위원장, 수잔 델베네(Suzan Delbene) 신민주연합 의장, IRA 개정안을 발의한 에마뉴엘 클리버(Emanuel Cleaver) 하원 세입위 의원 등 주요 인사들과 IRA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대표단은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이 수입산 전기차를 차별하고 있어 한국 관련 업계의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므로, 조속한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을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IRA 개정안이 상·하원에 각각 발의돼 있는 만큼 가급적 레임덕 회기 내 동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이를 적극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 면담한 미 의회 의원들은 한국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께 초당적으로 아웃리치를 할 정도로 IRA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문제가 한·미 동맹을 저해하지 않도록 양국이 균형 잡힌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나눴다.
전기차 공정에서 조립을 기다리는 차량들 [사진= 현대차그룹] |
이와 함께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7~8일 존 포데스타(John Podesta) 백악관 선임고문,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USTR 대표, 월리 아데예모(Wally Adeyemo) 재무부 부장관 등 美 행정부 고위급 인사와 IRA 가이던스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안 본부장은 11~12월 두 차례에 걸쳐 우리 정부·업계가 IRA 가이던스에 대한 상세한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전기차 최종조립 요건 완화 ▴배터리 요건 완화 ▴상업용 친환경차 활용 확대 ▴청정 제조·생산공제 활용 확대 등 우리측 주요 요구사항들을 가이던스에 최대한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그동안 접수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IRA 가이던스 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측 의견서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검토중이라는 점을 알려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IRA 가이던스에 우리나라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미 행정부와 협의를 해나가는 동시에, 미 의회 아웃리치를 통한 IRA 개정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IRA 내 다양한 인센티브 조항에 따른 우리 업계 혜택을 극대화하고 부담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의회 일각에서는 레임덕 기간 중 IRA 개정안 통과는 시간적인 제약과 의회 내 정치 지형을 고려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