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여야 합의 본회의 연기는 의장 월권" 압박
金, 野 원대단 강력 요청에도 "여야 합의 전제"
주호영 "의장께 본회의 열어선 안된다고 요청" 거부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 개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결정된 본회의를 의장이 열지 않는 건 명백한 월권"이라며 개의를 강력 촉구했으나 김 의장은 '여야 합의'를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14 pangbin@newspim.com |
당초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뒤 1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2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처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개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김 의장이 예정된 1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지 않으면서 이같은 민주당의 계획이 어긋나게 됐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도 더는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며 "이미 합의로 결정된 본회의 일정을 의장이 열지 않는 건 명백한 월권이자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보고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 사례는 있었다"며 "참사 유가족의 고통과 국민의 뜻을 헤아려 지금이라도 본회의를 열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김 의장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되던 의원총회의 정회를 선포하고 당 원내대표단과 함께 '항의성'으로 의장실에 방문했다.
해당 방문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강한 성토성 발언이 이어졌으나 김 의장은 끝내 '여야 합의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이 반복적으로 파기되는 것은 앞으로도 국회 운영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당초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어달라는 말을 원내부대표들이 돌아가면서 강하게 한 마디씩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원내대표단의 말씀을 잘 경청했고 (국민의힘을) 설득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기본적으로 여야가 합의해달란 말이 전제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 의장은 민주당이 요청한 '즉시 본회의 개의'를 거부하고 국민의힘 측에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면담에 참석했던 한 원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장께선 '합의를 했는데 지금은 합의가 파기된 상황 아니냐'는 입장"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에게 성토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의장으로부터 본회의 개최 여부를 합의해오라는 요청을 받은 국민의힘은 처리할 안건이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 민주당과 회의 개최 여부를 조속히 합의해오라는 강한 요청을 받았다"며 "반복되는 말이지만 오늘 처리할 안건이 없고 여야 간 의사일정 자체가 합의되지 않아서 오늘 본회의를 열어선 안된다고 강하게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오늘은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엔 "아직까지 모르겠다"며 "저희는 내일까지 예산안 법정 기한이라 예산에 집중하고 불신임 안건 보고를 위한 회의를 열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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