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일부는 이재명 선거자금으로 쓰여"
법조계 "증거 능력 있으나...들은 내용인게 변수"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남욱 변호사가 민간사업자로부터 로비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이 담긴 내용증명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 일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분양대행업자 이모 씨가 남 변호사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최근에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
내용증명에는 이씨가 남 변호사에게 건넨 현금 액수와 명목이 적혀져 있는 문건으로 자금 회수 과정에서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4년 당시 남 변호사와 대장동 사업에서 분양·홍보·설계·토목 관련 용역계약을 맺었다. 남 변호사는 계약 대가로 운영비와 로비 자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요구했고 이씨는 42억5000만원을 남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 변호사가 이후 로비활동을 벌이다 검찰에 구속기소 돼 이씨는 계약이 축소되는 등 타격을 입었다.
이후 이씨는 남 변호사가 2020년 초 석방된 이후 대장동 사업 지분을 받아 수익을 챙긴 것을 알고 기존 계약에서 제시한 몫을 자신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용증명에는 자금의 일부가 이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정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내용증명을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 변호사도 지난달 21일 재판에서 이모 씨로부터 22억5000만원을 빌렸고 그 중 12억5000만원 정도를 김만배 씨에게 전달했는데 이 자금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자금으로 쓰였다고 말했다.
검찰이 '22억5000만원을 어떻게 사용했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선거기간 중 이재명 시장 측에 전달된 것은 최소 4억원 이상"이라며 "이후 고(故) 유한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2억원, 김만배·유동규 피고인이 선거자금으로 쓴다고 해 4~5억원 정도 전달됐고 나머지는 제 사업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법조계에서는 내용증명이 대선자금 의혹 수사에 중요한 증거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증명에 포함된 내용이 남 변호사의 주장과 일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진술의 신빙성은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해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점은 변수라는 반응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사건 관계자의 내용증명인만큼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쓰일 것"이라면서도 "내용이 누군가에게서 들은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를 입증할 증거가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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