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미약 주장..."정상적인 판단능력 갖추고 있던 것으로 보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별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아파트 19층 베란다 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 투자업체 대표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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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오랜 기간 정신과 진료를 받아왔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의 경우 이 사건 범행 무렵 가상화폐 관련 일을 하고 있었고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서 무기력과 충동조절의 어려움 등을 호소한 사실은 있지만 피고인의 직업이나 업무 관련해서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은 살인 범행 중에도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자 이를 막기 위해 아파트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자신의 범행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을 했다"며 "피고인은 당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행한 범행은 살인죄로서 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절대로 용인될 수 없고 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외에도 마약류를 매매하고 투약하는 범행을 저질렀는바 이 역시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서 엄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사정을 고려해보면 피고인에게 선고된 원심의 형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원심판결 이후 현재까지 양형의 사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원심의 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주거지인 서울 서초동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피해자 B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찌른 다음 아파트 19층 베란다에서 밀어 떨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조사 결과 A씨는 여자친구이던 B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배신감을 느끼고 순간적으로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씨는 지난 2020년 3월경부터 이듬해 11월경 사이 대마와 케타민 등 마약류를 수차례 매수해 투약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이었던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고 아직 20대인 평범한 피해자가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가늠하기 어렵고 유족들도 평생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충격과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A씨에게 징역 25년과 추징금 305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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