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분에 유동규·정진상·김용 몫 포함"
"李, 대선 염두...2021 대선과 이후 노후자금"
김만배, 석방 후 첫 재판 출석...묵묵부답 일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된 재판에서 핵심 3인방이 처음으로 전원 불구속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천화동인 1호 수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분에 관한 폭로전이 이어졌다.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 의혹' 66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각각 지난달 20일과 지난 21일 석방된데 이어, 김씨도 지난 24일 출소하면서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 처음으로 모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구냐', '이재명 대표 측근에게 돈을 나눠주기로 했냐'는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재판정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은 남 변호사에 대한 검찰 주신문에 이어 유 전 본부장 측에서 남 변호사에 대한 반대신문으로 진행됐다.
대장동 사업 개발 이익과 관련한 폭로전이 이어졌다. 대장동 개발이익 중에서 이 대표의 몫에 유 전 본부장, 정 실장, 김 부원장의 몫도 포함돼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이날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이 시장 측 몫의 의미는 유동규, 정진상, 김용 뿐 아니라 이재명 시장까지 모두 포함하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 21일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에 대해 "당초 37.4%는 이 대표 측 지분이라고 들었고 24.5%로 최종 확정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대표 지분의 사용 목적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유씨 측 변호인이 "이 시장 측 몫이라는게 결국 집단 소유 관계인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저는 그렇게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집단 소유 관계라면 단체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 시장의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이었느냐"는 유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남 변호사는 "대선을 염두에 두셨던 것으로 알고 있고 2014년은 제가 선거자금 드렸고 2017년 재선 경선, 2018년 도지사 선거, 2021년 대선, 이후로는 노후자금 정도로 생각하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
남 변호사는 2012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김씨를 대장동 사업에 참여시켰다고 진술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김씨가 이 시장과 친분이 있어 대장동 민간개발업자들을 위해 로비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라는 질문에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김씨에게 부탁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김씨와 친분이 있는 정치인, 이 시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인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2011년 말에서 2012년 초까지 세 분을 통해 이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했다"며 김씨가 이 시장을 설득하는 일을 맡았다고 했다. 다만 "김씨가 그런 활동을 했는지 직접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또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은 이 대표의 주도로, 이 대표의 의지에 의해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이 시장이 공사 설립을 원했고 그래야 대장동 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 등 이 시장이 생각하는 성남에서의 사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을 마친 이후에 대장동 3인방은 일제히 입을 열지 않았다. 김씨는 "이재명 시장 로비용으로 영입되었다는데 입장은", "유동규에게 건넸다는 4억 수표 관련해서 유동규 본부장과 싸웠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남 변호사도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본인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428억 이재명 당시 시장 측에게 나눠줬다는 이야기는 증거가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정진상 실장이 증거인멸 지시한 것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오전과 오후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는 "나중에 기회드리면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