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위험 부담 높은 직권환불 정책 변경
구매대행 상품 직권환불 가능 금액 10만원→5만원
다만 제도 자체에 대한 불만은 이어질 수 있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쿠팡이 직권환불 기능을 일부 축소했다. 소비자에 비해 판매자 권익은 고려해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책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2월 5일부터 해외 구매대행 판매자에 대한 직권환불 가능 금액을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춘다.
쿠팡 로고.[사진=쿠팡] |
직권환불이란 빠른 반품을 위해 쿠팡이 판매자 동의 없이 구매자에게 환불을 진행해주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빠르게 환불을 받을 수 있어 좋지만 판매자 입장에선 여러 위험 부담이 있다.
직권환불 처리 이후 필요한 모든 뒤처리는 판매자 몫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판매자 귀책 여부와 상관 없이 직권환불 처리를 할 때 구매자에게 상품 폐기를 안내한다. 구매자 귀책일 경우에도 판매자는 물건 값과 물건을 돌려받으려면 증명 자료 등을 첨부해 쿠팡에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특히 배송비가 많이 들고, 국내 상품과 달리 재판매가 불가한 해외배송 상품 특성상 구매대행 판매자들의 위험 부담이 크다. 이에 보상을 신청할 여력이 안되는 판매자들을 위해 보상 신청을 대행해주는 전문 업체까지 생겼다.
또 쿠팡을 아예 떠나는 판매자들도 있다. 쿠팡에 입점한 한 구매대행 판매자는 "쿠팡에 입점해 있긴 하지만 직권환불 같은 제도 때문에 쿠팡보다는 다른 입점사 판매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5일부터 변경되는 쿠팡의 해외 구매대행 상품 자동회수 관련 정책 내용.[사진=쿠팡 판매자센터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쿠팡이 직권환불 가능 금액을 낮추면 판매자들의 이러한 어려움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앞으로는 5만원 초과 상품도 종전에 10만원 초과 상품처럼 쿠팡이 판매자와 직접 회수 여부 등을 확인한 뒤 환불을 진행한다.
쿠팡은 이번 정책 변경과 관련해 "판매자들이 비지니스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구매대행 상품의 회수 불필요 정책의 일부 내용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 변경에도 '직권환불' 제도 자체에 대한 불만은 이어질 수 있다. 쿠팡 판매자들 사이에서 상품 회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직권환불에 대한 불만 제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다른 오픈마켓의 경우 판매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쿠팡과 같은 직권환불은 극히 제한된 경우에서만 진행하고 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판매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되는 등 치명적인 하자가 있을 경우에만 직권환불을 진행한다"며 "일반적으로는 판매자의 상품 회수가 이뤄진 다음에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