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스트리밍 서비스 흥행 부진 등으로 위기를 맞은 월트디즈니가 2년 전 은퇴한 로버트 앨런 아이거(밥 아이거)를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불러들였다.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전 수장의 복귀에 시장은 즉각 환호했고, 디즈니 주가는 정규장서 6% 넘게 뛰었다.
20일(현지시각) 디즈니는 전날 이사회가 밥 아이거 전 의장을 신임 CEO로 다시 선임했으며, 앞으로 2년 간 디즈니를 이끌게 됐다고 발표했다.
디즈니 CEO로 복귀한 밥 아이거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11.22 kwonjiun@newspim.com |
지난 2020년 2월 후임인 밥 체펙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던 아이거는 작년 말 디즈니 의장직에서도 물러날 당시 디즈니에 복귀할 생각이 없음을 수 차례 공언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거의 복귀는 최근 며칠 사이 급박하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수전 아널드 디즈니 이사회 의장은 "복잡한 산업 변혁의 시기에 디즈니를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아이거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아이거는 디즈니의 재성장을 위한 전략적 방향 수립과 이후 회사를 이끌 후임자 발굴까지 이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리를 물러나게 된 채펙은 2년 전 디즈니 지휘봉을 잡자 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충격을 감당해야 했고, 스트리밍 구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손실은 빠르게 불어나는 등 아이거와는 대비되는 성적을 기록했다.
채펙 CEO 체제 하에서 디즈니 주가는 올해에만 40% 넘게 떨어졌는데, 아이거 시절 15년 동안 디즈니 시총은 5배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1996년 ABC방송이 디즈니에 인수되던 당시 ABC 고위직이었던 아이거는 2005년 디즈니 CEO에 취임했고 2012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겸하며 15년간 CEO 자리를 지켰다.
그사이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스타워즈' 제작사),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 인수를 이끌며 디즈니를 '콘텐츠 왕국'으로 도약시켰으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출범시킨 주인공도 아이거였다.
로이터통신은 그의 복귀를 세계적 엔터(연예오락) 기업이 투자자 신뢰와 스트리밍 미디어 분야의 이익을 높이고자 하면서 나온 깜짝 컴백이라고 평가했다.
아이거 복귀 소식에 디즈니(종목명:DIS) 주가는 21일 개장 전 8% 급등한 데 이어 정규장서 6.3%가 올라 97.58달러를 기록했다.
디즈니 지난 5년 주가 추이 [사진=구글차트] 2022.11.22 kwonji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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