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4사, 선제적으로 비닐봉투 발주 제한
현장에서는 "종이봉투 찢어지고, 종량제 봉투 안 써"
제도 개선만큼 인식 전환도 필요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편의점에서 대체 봉투를 처음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재활용품에 대한 제도만큼이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오는 24일부터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는 유상 판매되던 비닐봉지의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세븐일레븐,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11월 전까지 전 점포가 일회용 비닐봉투와 친환경 비닐봉투 발주를 소진하게끔 했다.
이마트24는 지난 4월부터 일회용 비닐봉투 점포 발주 수량을 기존 1000매에서 100매로 변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회용품 제한 방침이 내려오기 7개월 전부터 준비한 셈이다. GS25도 지난 9월부터 비닐봉투 및 친환경봉투 발주를 막았다. 지난 7월부터는 2주 간격으로 재고를 소진해야 한다고 공지한 결과, 현재 95% 가까이 되는 점포가 종량제 봉투를 신청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오는 24일부터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이에 편의점에서 유상 판매되던 비닐봉지의 사용이 금지됐다. 11일 편의점 포스기에 붙어 있는 종이쇼핑백과 종량제봉투 가격표. 2022.11.11. hello@newspim.com |
업계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CU는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와 비교했을 때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의 친환경 비닐봉투 구매율이 82.5%에서 79%로 줄었다고 11일 전했다. 종이봉투 이용률은 2.7%에서 6.1%로 늘었다.
하지만 대체봉투를 처음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익명을 요구한 가맹점주는 "술을 종이봉투에 넣어주면 젖어서 구멍이 난다고 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편의점에서 주류는 다른 상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높다.
소비자들은 종량제 봉투 사용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직장을 다니는 A씨는 "직장 근처 편의점에 가면 종량제 봉투를 주는데, 집이라면 모를까 회사에서는 쓸 일이 없다"고 전했다. 구매한 종량제 봉투를 타 지역에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주민센터로 가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오는 24일부터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이에 편의점에서 유상 판매되던 비닐봉지의 사용이 금지됐다. 11일 서울의 이마트24에 '종량제봉투 판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2.11.11. hello@newspim.com |
다만 일부 가맹점주들은 친환경 봉투보다 종량제 봉투가 나은 점도 있다고 전한다. 중구 무교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씨(40)는 "친환경 봉투는 얇지만 잘 찢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친환경 봉투에는) 맥주를 5병 이상 넣기가 어려운데, 대량으로 담으려면 종량제 봉투가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일회용품 금지' 방침이 아니라 인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가맹점주는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에게 편의를 봐드리기 어렵다고 일일이 설명해야 해서 불편했다"며 "정부에서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의 혼선이 예상되지만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개선 또한 필요하다"며 "본사에서는 어려움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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