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달 말 시범 서비스·삼성 모바일 면허증 출시
오픈페이 연기…"출범 일정 두고 의견 조율 어려워"
간편결제 대항마 의도했으나 경쟁 밀릴 수 있어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카드사들의 동맹 간편결제 시스템 '오픈페이' 출시가 참여사들의 일정 조율을 이유로 한 차례 더 연기됐다. 현대카드와 애플의 '애플페이' 출시 일정이 가시화되고, 삼성페이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오픈페이의 시장 진입이 미뤄질수록 간편결제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 페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카드와 '애플페이' 독점 계약을 맺은 뒤 이달 말부터 일부 가맹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드사들의 공동 간편결제 시스템인 '오픈페이'는 이달 말 출범을 앞두고 있었으나 한 차례 더 연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페이는 카드사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개방해 다른 금융기관이 결제수단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삼성카드의 삼성페이와 플랫폼 기업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에 맞서기 위해 카드사들이 결집해 준비 중이다. 당초 신한·KB국민·하나·BC·NH농협 등 6곳만 참여 의사를 밝혀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왔으나 지난달 우리카드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현대카드도 오픈페이 사업을 논의하는 전문 분과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일부 개선됐다.
오픈페이 출시가 지연되는 이유는 카드사들이 출범 일정 조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웬만하면 함께 출시하는 쪽으로 뜻을 모으고 있지만, 전체 카드사가 동시에 시작하는 것은 어려워보인다"며 "준비되는 카드사들끼리 함께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카드사간 조율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오픈페이 준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오픈페이 구축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으나, 우리카드는 지난달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내년 상반기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농협카드도 "올해 연말은 NH페이의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집중할 예정으로, 오픈페이는 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플랫폼 기업과 삼성페이의 대항마로 준비 중인 오픈페이가 참여사들의 '동상이몽'으로 출시 일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애플페이는 출범 이후 시장 내 지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삼성페이도 최근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카드업계 내부에서는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10%에 그쳐 애플페이 영향력이 미비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코로나19를 계기로 NFC를 지원하는 복합 단말기가 도입되기 시작한 만큼 애플페이가 시장 내 지위를 확립하는 데 무리없을 것이란 반박이 나왔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계기로 아이폰 이용자들의 충성심이 강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페이는 지난달 업그레이드 버전의 '삼성 월렛' 서비스를 13개 국가에 추가로 출시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 지원에 나섰다. 삼성 월렛은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삼성페이와 생체 인증이 가능한 '삼성패스'를 통합한 서비스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운전면허증을 삼성페이에 등록해 공항에서 국내선 탑승, 영화관, 편의점 등에서 실물 운전면허증 없이도 운전 자격이나 성인 여부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따라서 오픈페이의 시장 진입이 늦어질수록 오픈페이가 간편결제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오픈페이에 참여하는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업계의 애플페이 출시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참여사들의 의견이 엇갈려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토로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