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서안의 러시아군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미국 CNN 등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9개월째 접어드는 가운데 러시아가 유일하게 점령한 주도인 헤르손에서의 철수 명령이 이번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점령의 우크라 남부 헤르손시 시민들이 당국의 대피 권고에 따라 크림반도로 향하는 버스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2022.10.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 일부 병력이 여전히 헤르손에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보도에도 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이날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헤르손 시에 더 이상 군사 보급품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하고, 장관에게 이 지역에서 후퇴하며 드니프로강 동쪽 강둑에 방어선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 군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이 같은 제안을 수락하고 "군 철수부터 시작하고 인력과 무기 및 장비를 드니프로강을 건너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말 러시아는 헤르손 주의 약 80%를 장악하며 합병을 선언했으며, 주도인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잇는 거점이자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강북(서안 및 우안)에서 유일하게 점령한 도시다.
하지만 최근 동부 전선에서 대승을 거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에 이어 러시아가 지난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까지 수복하겠다며 대규모 공세를 예고했다. 러시아가 이곳을 우크라군에 빼앗기면, 우크라 중부 내륙 및 흑해 최대항 오데사를 향한 교두보를 잃게 된다.
앞서 3일에도 러시아 군이 이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으나 러시아군은 이를 확인하는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측은 시가전에 앞서 러시아가 파놓은 함정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날의 보도와 관련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국기가 헤르손 게양될 때까지 러시아의 철수를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번 철군 명령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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