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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장기CP' 택한 이유 …기관투자자들 '조기 결산'에 돈줄 말라

기사입력 : 2022년11월09일 11:25

최종수정 : 2022년11월09일 13:18

6% 육박 한전채 등 공사채 줄줄이 유찰
회사채 순상환↑…미매각 없는 CP로 눈 돌려
정부 안정조치 역부족…금리인상 종료에 달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재계 2위인 SK그룹 지주사 SK가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나선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회사채 시장 마비로 대기업도 CP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불거진 단기자금시장 '급랭' 전부터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터라 기준금리 고점이 보일 때까지 이 같은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는 내다봤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를 보면 SK는 이달 10일 SK증권 공모를 통해 총 2000억원 규모 CP를 발행한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발행 물량은 3년물과 5년물 각각 1000억원이다.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5.629%, 5.745%다. SK가 만기 1년 이상 장기 CP를 발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회사채 발행시장이 좋지 않자 SK가 CP로 눈을 돌렸다고 봤다.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미매각 물량이 생기는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전력공사(한전) 등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도 연 6%에 육박하는 금리를 제시했으나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초우량 채권인 AAA등급 한전이 2년 만기 채권 2000억원과 3년 만기 3000억원에 대한 입찰에 나섰으나 3년 만기가 최종 미매각, 유찰됐다. 발행금리 5.99%를 제시한 2년 물량도 2000억원을 채우지 못하고 800억원 발행에 그쳤다.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제공=SK]

같은 AAA등급인 한국가스공사는 2년물과 5년물 발행에 나섰으나 2년 만기는 유찰됐다. AA+등급인 인천도시공사는 2·3년물 발행에 나섰지만 3년물은 유찰됐다. 신용등급 BBB+인 한진은 2년물 300억원을 모집했으나 1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한화솔루션(AA-)이나 LG유플러스(AA) 등도 미매각을 겪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은 196%로 지난해 3분기 348%와 비교해 15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요예측 종목 수도 114건에서 65건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그만큼 회사채 투자 수요 및 발행이 위축돼 있다는 의미다.

대신 회사채 상환은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에만 회사채 6000억원이 순상환됐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으로 회사채 2조1000억원이 순상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회사채 순발행액 16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시장 여건이 악화했다. 한은 관계자는 "투자 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순상환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CP는 회사채와 달리 미매각 부담이 적다. 회사채 발행과 달리 수요예측 절차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미매각 위험이 사실상 없다. CP 자체가 자금 조달 목적으로 하루 단위로도 발행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예측이라는 게 의미가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기업은 1년 이상 장기 CP 발행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을 보면 지난 8일 기준 1년 이상 장기 CP 발행 잔액은 34조4000억원 전체 CP(113조5000억원)의 30.3%를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2.11.09 ace@newspim.com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P 미매각 위험은 제로에 가깝다"며 "회사채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매각 위험 없이 장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장기 CP 장점"이라고 말했다.

◆ 정부 방안에도 회사채 시장 안정 역부족…기준금리 인상 종료돼야

전문가는 앞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장기 CP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봤다.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각종 방안을 내놨지만 역부족으로 결국은 기준금리 인상 및 인하 사이클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 주요 배경에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및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과 10월에 회사채·CP 안정을 위한 방안을 연달아 내놨다. 이후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중심으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50조원 이상 유동성 공급 등 자금시장 안정 조치를 내놨으나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더욱이 연말이 다가오자 투자자가 손익 확정을 위한 북 클로징을 서두르는 상황까지 겹쳤다. 북클로징은 회계연도 장부 마감·결산을 뜻한다. 북클로징이 시작되면 주식이나 채권 거래량이 줄어든다.

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회사채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예년에 비해 투자자 북클로징이 빨리 시작되며 최악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본부장은 "회사채 시장은 거의 마비 상태"로 "근본적으로 금리 상단이 어느 정도 보여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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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p↓, 26.9%…"김 여사 논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8일~2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9%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2%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0%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5%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5.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9.9% '잘 못함' 80.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6%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1% '잘 못함' 82.9%, 50대는 '잘함' 25.7% '잘 못함' 74.3%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2.2% '잘 못함' 67.3%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0.5% '잘 못함' 54.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5.1%, '잘 못함'은 74.0%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7.8% '잘 못함' 70.8%, 대전·충청·세종 '잘함' 21.3% '잘 못함' 77.9%, 강원·제주 '잘함' 32.7% '잘 못함' 64.9%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2.1% '잘 못함' 67.1%, 대구·경북은 '잘함' 36.8% '잘 못함' 62.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3.2% '잘 못함' 85.0%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3% '잘 못함' 72.1%, 여성은 '잘함' 27.5% '잘 못함' 71.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이치모터스·명품백 논란, 선거 관련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빈손 회동'이후 당정 갈등 심화로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과 영남권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통 이미지 때문"이라며 "불통이라는 것은 여론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여사 관련한 사과를 하는 것도 이미 늦었다"며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국민 인식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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