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측, 정영학 기재 관계도 '대장동 재판'서 공개
"유동규, 김용·정진상과 상의 후 이재명에 보고"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과 상의해 이 대표에게 개발 방식을 보고했다는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 등의 재판에서 정 회계사가 만든 관계도를 제시하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6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04 kilroy023@newspim.com |
법정에서 공개된 관계도에는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과 2014년 5월 구역지정고시, 2015년 2월 민간사업자 공모, 2015년 3월 성남의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대장동 사업 일지가 적혀있다. 특히 상단에는 정 회계사의 손글씨로 '유동규 → 캠프(정진상, 김용) → Lee'라고 기재돼있다.
이는 정 회계사가 녹음한 2012~2014년 대장동 민간사업자들 간 대화내용을 요약자료로 만든 것이며 지난해 5~7월 정 회계사가 직접 초안을 잡고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이날 정 회계사는 'Lee'가 누구냐는 남 변호사 측 변호인 질문에 "제일 위에 시장님"이라고 답했다. 변호인이 다시 "이재명 시장을 'Lee'로 기재한건가"라고 묻자 "네"라고 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캠프에 대해서는 "이 시장의 사람들이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유 전 본부장에서 캠프를 거쳐 이 시장으로 가는 과정을 화살표로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2013년 7월 2일 베버리힐스가 발표됐을 때 유 전 본부장이 녹취록에서 '김용, 정진상과 상의해서 베버리힐스가 안 되도록, 저층연립이 안 되도록 내가 다 (이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7월 1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을 한국판 베버리힐스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장동 일대를 신흥동 1공단 부지와 결합개발 구역으로 지정해 고급 주택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은 2016년 분리개발 방식으로 변경됐고 검찰은 이 같은 결정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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