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집행…성남시장 재선·대선경선 과정서 자금 건넨 의혹
대장동 사업 통해 1000억원대 수익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대장동 4인방'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이 대표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남 변호사는 과거 이 대표의 정치적 치적으로 평가받던 성남FC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연루돼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2021년 11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03 hwang@newspim.com |
우선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회사 천하동인 4호의 소유주로서, 8721만원을 투자해 1007억원의 배당금을 타가는 등 대장동 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대장동 사업의 사전 모의고사로 평가받는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과정에서도 정영학 회계사 등과 함께 수십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위례신도시 개발은 2013년, 대장동 개발은 2015년 각각 추진된 사업이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푸른위례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 당시 성남FC에 후원금 5억원을 집행하며 성남FC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 대표를 도왔다.
푸른위례는 성남FC 외에 광고선전비를 단 한 차례도 집행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남 변호사의 후원금이 대장동 사업 관련 사업자 선정이나 인허가에 대한 대가성이었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또 남 변호사는 2014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했을 당시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1억원을 전달했고, 지난해 2월 김 부원장의 요구로 시작된 이 대표의 대선자금 조성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에서의 최대 수익자 중 한 명일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치적 쌓기'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하고, 각종 사업을 통해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남 변호사가 최근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 관련 폭로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관련 의혹들이 점차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남 변호사와 이 대표 내지는 그의 측근들과 오랜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심이 커지는 형국에서, 검찰 또한 수사 범위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남 변호사 등이 과거와는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발언 진위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며 "남 변호사가 검찰 수사에 협조해 석방을 노리거나 소위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이 오갔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유 전 본부장도 석방 전후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구속기한이 만료되자 풀려난 바 있다.
검찰은 사건 병합을 신청한 것이 구속필요성을 뜻한다는 입장이지만, 당시 법원에 구속필요성에 대한 의견서를 따로 제출하지는 않았다. 남 변호사의 구속기한은 오는 22일 0시 만료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남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일치하는 부분, 남 변호사가 제출했다는 물적 증거는 검찰 수사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8일 구속수사 기간이 만료되는 김 부원장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우선 재판에 넘긴 뒤, 이후 해당 자금의 사용처나 대장동 사업 관련 배임 부분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선 준비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조성한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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