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대사 "전술핵 이야기 무책임하고 위험"
문성묵 "공개 논의 어려워, 한미 모든 옵션 검토할 것"
신인균 "美 이해 고려하면 가능하지만, 中 관계 급랭"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7차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최근 미국 고위 관료들이 정부여당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안으로 제기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미 전략자산 상시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에게서 시작됐든 김정은에게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위협을 증가시키는 핵무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긴장을 낮추기 위해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일축했다.
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기자 브리핑에서 '한국 방어를 위해 미 전략자산이 상시배치 되어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기자 질문에 "이미 2만8000명 이상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국방 관계 및 안보 협력에 대한 한국 국민과 우리의 약속의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10월 10일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 2013년 6월과 2016년 12월 김 위원장의 공군 부대 훈련 참관에 동행한 바 있다. [사진=노동신문] |
미 전략자산의 상시배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주한미군 주둔의 의미를 강조하며 이로서 이미 안보 협력에 대한 약속이라고 언급하면서 전략자산의 상시배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미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 및 전술핵 재배치가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전략자산을 북한의 포와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있는 한반도 상시 배치하는 것은 전술상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경우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도를 넘는 도발이 있을 경우에도 우리의 조치에 한계가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이 실질적으로 압박을 느낄 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육군 준장 출신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는 핵 확산과 연관이 있어 선을 긋고 있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고 우리 국민의 여론이 싸늘하게 식는다면 지금과 같은 말을 반복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이같은 논의는 드러내고 할 수도 없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는 전략 논의를 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모든 가능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여전히 우리 정부가 미 전략자산 배치나 전술핵 재배치 등에 외교력을 집중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이해와 우리의 목표를 일치시켜야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신 대표는 이 과정에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신 대표는 "미국의 목표는 중국을 봉쇄하고 그것에 실패했을 경우 베이징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배치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전술핵 재배치를 하고 싶으면 이같은 미국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는 핵도 장착되니 전술핵 재배치와 다를 바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중국과의 관계 급랭을 각오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