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까지 종로 이화익갤러리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옆에 위치한 이화익갤러리는 10월 5일부터 10월 25일까지 3주간 허달재 작가의 개인전 <허달재 HUH DAL JAE> 전시를 진행한다.
허달재 작가는 지난해 11월 '아부다비 아트'에 2-3m폭에 달하는 대형 매화 작품 3점을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 소개하며 완판을 기록, 아부다비 왕족 컬렉션에 소장이 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화익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이런 성과 이후 미술 애호가들과 다시 만나는 첫 자리다.
직헌(直軒) 허달재 작가는 1952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바른 마음가짐'이란 의미의 직헌이라는 호를 지니며 동양화의 전통과 현대의 맥을 잇는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백매 White Plum Blossoms, 64x74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2)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동양화에서 작가의 심상을 풍경에 빗대어 그리는 남종화(南宗畵)의 대가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손자인 허달재 작가는 5살 때부터 조부의 손을 잡고 광주 무등산에 둘러싸인 춘설헌(春雪軒) 화실을 드나들며 일찍이 의재 허백련으로부터 문인화 정신을 사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직헌은 의재의 장손이자 제자로 유년시절 문인화의 기초라할 수 있는 붓글씨부터 기본기를 닦았다.
현재 의재문화재단 이사장으로, 1400년 역사의 삼애다원을 운영하며 춘설차(春雪茶) 재배를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수묵 위주의 추상성이 강한 남종화는 채색 위주의 사실성이 특징인 북종화와 함께 동양화의 2대 조류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는 17세기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사대부 계급이 취미로 그리는 그림으로 작가의 교양과 정신을 중시하는 문인화적 화풍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백매 White Plum Blossoms, 69x78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2)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백매 White Plum Blossoms, 74x60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2)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허달재의 작품에 대해 "우리 문인화가 대부분 소재나 기법 면에서 전통의 갑갑한 틀 안에 갇혀 있는 가운데 허달재의 작품은 전통을 과감하게 탈피한 찾아보기 힘든 선례"라며 "그의 작품은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는 '정중동'의 경우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허달재 작가의 작품은 지난 5월 문화재청이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를 공개했을 때 집무실에 걸려 있던 그림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입성한 직헌의 작품은 흰 매화를 현대적 기법으로 그린 '백매'다. 가로 세로 285cmx207cm의 대형 작품으로 2폭 병풍형식으로 마감이 된 독특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 역시 그가 주로 그리는 매화를 주제로 한 신작들 중 4m에 다다르는 4폭 대작부터 50cm이하의 소품까지 백매와 홍매를 자유롭고 아름답게 표현한 다양한 크기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백매 White Plum Blossoms, 81x103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2)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홍매 Red Plum Blossoms, 172x130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2)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홍매 Red Plum Blossoms, 272x384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1)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매화는 작가에게 어렸을 적부터 오랫동안 그려온 문인화의 기본이 되는 주제인 사군자(四君子): 매난국죽(梅蘭菊竹)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속에 많이 담아져있는 주제 중 하나이다. 어린 시절 조부의 춘설헌 화실 주변에 심어져있던 매화나무들이 마음속에 자리 잡아 몇 십 년 후인 현재까지도 그의 작품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전통회화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국제무대 교류전을 통해 현대인의 시선과의 만남을 도모해온 직헌의 작품은 전통소재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해석해내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직헌 허달재는 광주 출신으로 홍익대 동양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화니화랑 개인전을 시작으로 1996년 파리 피에르 가르뎅 미술관 개인전, 2011 중국 베이징 화원미술관 개인전, 2001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2009 국립광주박물관 기획전, 2019년 광주시립미술관 기획전 등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욕주립대 객원교수, 뉴욕스토니브룩대 객원교수 등 해외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한편 뉴욕과 파리, 도쿄, 베이징 등 국내외에서 크고작은 개인전을 가졌다. 지난해는 광주시립미술관 초대전으로 '허달재 -가지끝 흰 것 하나'를 개최했고 의재미술관에서 '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를 주제로한 전시도 했다.
허달재의 작품은 아부다비 왕족 컬렉션 외에도 북경 중국 미술관, 상해미술관, 청와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허달재, 홍매 Red Plum Blossoms, 84x100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2022)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의재미술관 이선옥 관장은 "직헌 선생님은 단순히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넘어 그림이 가야할 방향, 표현해야할 것이 무엇이지, 화가로서 어찌살아야할지 등에 관한 질문에 천착하며 작품활동을 해와 작품에 그런 격조가 어려있다"며 "특히 오랜 해외활동과 해외 전시를 통해 한국화의 현대적 만남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많이 하신 분"이라고 전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직헌 허달재 작가 [사진=이화익미술관] 2022.10.07 digibobos@newspim.com |
"흔히 우리 현대사회가 몸 위주의 사회라고 하잖아요. 몸이 건강하고 해야지만, 우리 사람은 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있죠. 이 두 개가 잘 어울려서 하나의 사람이 되는 것이듯이, 남종화는 정신세계를 표현 한다고 본다면 이 시대에서 상당히 필요로 한 것이죠."
- 2021년 광주시립미술관 전시 <허달재_가지 끝 흰 것 하나> 작가 인터뷰 글 '허달재, 그림을 말하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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