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환경연, " '항사댐 건설 대안안돼...냉천 복원하라"
포항시, '항사댐 건설' 포함 안전도시종합계획 발표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시가 응급복구에 이어 항구적 대책마련에 부산하고 있는 가운데 항구대책으로 '항사댐' 건설안이 다시 제기되자 지역 환경단체가 댐 건설 반대 입장을 천명하는 등 항구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은 포항시가 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에 의한 하천 범람 피해 항구적 예방 대책으로 냉천 상류에 항사댐 건설 필요성을 강하게 밝히면서 불거졌다.
앞서 이강덕 시장은 지난 20일 '안전도시 종합계획' 추진 방안 설명을 통해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큰 남구 공단지역과 오천읍 일대 피해를 막기 위해 냉천 상류에 항사댐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항사댐 건설 추진 계획을 밝혔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이 22일 포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사댐 건설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포항환경연]2022.09.23 nulcheon@newspim.com |
이같은 포항시의 계획이 전해지자 포항환경운동연합(포항환경연) 등 환경단체는 "항구적 대책으로 항사댐 건설이 아닌 냉천 복원"을 주장하며 냉천 상류 댐 건설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포항환경연은 지난 22일 포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사댐 건설은 환경단체의 반대 때문에 무산된 게 아니다"며 "과거 포항시는 환경부 댐사전검토협의회에서 홍수대비, 용수공급, 하천 유지수 확보를 위해 항사댐 필요성을 내세웠지만 타당한 근거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포항환경연은 또 "포항시가 냉천 범람 문제를 항사댐 건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오도하지만 말 많고 탈 많았던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의 한계를 확인했다"며 "항사댐 건설은 대안이 아니다.냉천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포항환경연은 "냉천 상류에 있는 (저수지인) 오어지 규모의 항사댐을 통해 유지수를 확보한다는 것은 답이 안 되고 홍수를 막을 수도 없다"고 강조하고 "항사댐 예정지가 활성단층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며 거듭 '항사댐 건설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의 후속사업으로 추진된 '고향의강 정비사업'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냉천 8㎞가 넘는 구간에 3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며 "그러나 고향의강 정비사업은 치수가 아닌 친수를 목적으로 하천을 공원으로 꾸며 그 기능을 축소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안전도시 포항 종합계획' 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포항시] 2022.09.23 nulcheon@newspim.com |
이와 반면에 포항시는 이번 '힌남노' 내습에 따른 냉천 범람 등 항구적 예방대책으로 '항사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항사댐 건설' 필요성으로 2018년 태풍 콩레이 내습 당시에도 냉천이 범람 위기에 몰리는 등 집중호우마다 범람 위기가 발생했는데다가 이번 '힌남노' 내습 당시 범람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점을 들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냉천 상류에 위치한 '오어지'만으로는 예측불가능한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대비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포항시가 지난 6일 '힌남노' 내습으로 범람한 '냉천' 피해 현장을 응급복구하고 있다.[사진=경북도]2022.09.23 nulcheon@newspim.com |
앞서 포항시는 지난 2011년부터 경북도와 함께 오어지 상류인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일원에 높이 50m, 길이 140m, 저수용량 476만t 규모의 항사댐 건설사업을 중앙정부에 지속 건의해 왔다.
또 포항시는 지난 2017년 오천읍에 총저수량 530여만t 규모의 항사댐 건설을 추진했으나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가시화되지 못했다.
한편 지난 6일 초강력 태풍 '힌남노' 내습으로 포항시 남구 소재 냉천이 범람해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서 8명이 숨지고,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