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의 필요해"
방재성능목표 강우량 차등적 적용 필요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이 침수 취약지역에 건설되면 폭우로 인한 피해가 명확히 줄어들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14일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온·오프라인 공개 토론 '수해예방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제현 행정2부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과 교수, 산업계 인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수해예방 시민 대토론회 2022.09.14 mrnobody@newspim.com |
이낱 토론회의 패널로 참여한 이동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심도 터널이 구축되면 수해가 줄어드는 건 명확할 것"이라며 "지하에 대규모 저류 공간이 조성되기 때문에 치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년에 10~15일 정도 사용하는 대심도 터널은 예산 대비 활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라며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배수 터널을 평소에는 도로로 쓰고 유사시에만 배수터널로 활용하는 '도로겸 배수터널'을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10년 전 서울시 대심도 터널 사업을 구상에 참여했던 전 서울시 하천관리과장 고태규 ㈜장맥엔지니어링 고문도 "대심도 터널의 필요성은 과거 전임 시장과 일본을 방문해서 이미 확인한 사항이다"라며 대심도 터널의 필요성을 확신했다.
고 고문은 이어 "이후 신월 대심도 터널은 추진됐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았다"며 "이후 신월에는 비가 많이 왔어도 침수 피해가 미미했으나 강남 일대 침수가 일어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방재성능목표 강우량을 차등적으로 상향하고, 지형, 인구 등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발제자인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강우량과 계속해서 증가하는 중이며, 국지성 호우의 횟수와 강우량 또한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주거형태와 강우의 패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재성능목표 설정에 고려해야만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대책 및 제언으로 ▲서울시 전역 방재성능목표 강우량 100mm/h로 상향 ▲홍수 취약지구 선택적 방재성능목표 상향 (110mm/h) ▲방재성능목표 설정 시 수리문학적, 사회경제적 특성 고려 ▲대상유역 하천의 계획빈도의 연계성 확보를 제시했다.
이병주 ㈜헥코리아 이사는 "서울 전역에 동일한 방재성능목표 강우량을 적용하는 것은 예산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반지하 건물의 밀도, 저지대, 교통량 등을 고려해 중점 관리구역을 두고 집중 방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권 교수와 일부 뜻을 함께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수해예방 시민 대토론회 2022.09.14 mrnobody@newspim.com |
한편 이날 토론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시민 참석자는 "만약 대심도 터널 건설이 결정되면 주민반대 클 것이다"라며 '님비현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다른 시민 참석자는 "이번에 동작구에 141mm/h의 비가 내렸는데, 오늘 상향한 100~110mm/h라는 방재성능목표 강우량은 이보다 훨씬 적은데 괜찮은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이번 비는 예외적인 경우고, 5mm, 10mm 늘린다고 예산이 조금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로 늘어난다"며 "예산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제현 행정2부시장은 "1907년 기상관측이래로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한 폭우가 와 피해가 컸다"며 "서울시가 추진해온 장기수방대책을 재수립할 시기에 온 것 같다"고 밝혔다.
Mrnobo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