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억 퇴직금' 의혹 곽상도 재판서 증언
검찰 질문엔 "논의했다"→"기억 못해 그런 것"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곽상도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줄 방법을 논의한 것이 아니라고 법정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의 1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급 방법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고 우연히 대화에 끼어들어 즉흥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진술을 바꿨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7일 열린 공판에서 "곽상도 피고인에게 50억원을 주는 방법에 대해 김만배 피고인과 논의한 것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2021.10.03 yooksa@newspim.com |
이날 김씨 측 변호인은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020년 10월 30일 한 노래방에서 녹음한 김씨와 유 전 본부장 사이 대화 내용에 대해 질문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50억짜리들이 나가야 되는 부분이 있다, 세무처리를 어떻게 할건지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들은 고문료로 주신다면서요"라고 말한다.
이어 김씨가 "A씨(박영수 전 특검의 딸 이름)하고 곽상도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되지"라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그걸로 주면 되잖아요, (곽상도) 아들한테 배당하는 식으로"라며 방법을 제시한다.
변호인이 "정 회계사가 이 문제에 당황해하는 것처럼 보여 증인이 김만배 피고인에게 맞장구 치는 차원에서 대화에 끼어든 것 같다"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맞다. 제가 후회하는 게 괜히 끼어들어서"라며 "전혀 관심이 없었고 녹음하는지도 몰랐다"라고 답했다.
이어지는 녹취록에서 김씨는 "회사 막내(곽상도 아들)가 50억원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며 반문했고 유 전 본부장은 "곽상도 의원은 현역이라 정치자금법이 문제"라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줄 것처럼 말하자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고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주는 방법에 대해 의논하거나 조언하는 차원은 아니었다고 했다.
변호인은 "곽상도 피고인 아들을 통해 주기로 한건 증인이 즉흥적으로 말한 것이고 그 전에는 어떤 얘기도 없지 않았느냐"고 재차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지금 들어보니까 변호사님 얘기가 맞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검찰이 "지난번에는 김만배 피고인으로부터 곽상도 피고인에게 50억원을 줘야 한다고 들었다고 했다가 왜 이번에는 진술이 바뀐 것인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을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변호사님 얘기를 들으니 그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경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후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의 성과급과 퇴직금 명목으로 세전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컨소시엄 구성 당시 실무를 담당한 하나은행 임원 이모 씨를 불러 증인신문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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