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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국방인사이드] 북한의 '핵 선제 공격', 한국 핵무장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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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9‧8 핵무력 법제화 '핵공격 선포'
미국의 핵 확장억제력 실효성 제고 시급
국내외 전문가들 "핵공유‧독자 핵무장"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에서 핵 선제 공격을 명문화한 핵무력 법제화를 했다. ▲북한에 대한 핵‧대량 살상 공격이 감행되거나 임박 판단 ▲지도부에 대한 핵‧비핵 공격이 감행되거나 임박 판단 ▲국가 전략 대상에 대한 공격이 감행되거나 임박 판단 ▲전쟁 확대 막고 주도권 장악 위한 작전상 필요 ▲기타 국가 존립 위해 핵 대응이 불가피한 경우 등 핵 사용 5대 조건도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에 담았다.

국방부는 13일 사실상 북한의 핵 선제공격 선포에 대해 "북한이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 정권은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맞불을 놨다. 북핵 대응과 관련해 국방부는 "미국측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미 동맹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한국형 3축 체계의 획기적 확충과 전략사령부 창설 등 북핵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결과물 주목

당장 한미는 오는 9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4년 8개월 만에 재가동 한다.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방안과 대북 억제 대책을 긴밀히 협의한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장단기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한미는 일본 요코스카가 모항인 7함대 소속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의 오는 9월 말 한반도 전개와 연합 훈련도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미 핵항모가 한반도로 전개되는 것은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뒤 칼빈슨함 입항 이후 5년 만이다. 북한 7차 핵실험 움직임에 대한 한미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북한은 ▲2006년 10월 플루토늄으로 1kt 폭발력의 1차 핵실험 ▲2009년 5월 플루토늄으로 2~6kt 폭발력의 2차 핵실험 ▲2013년 2월 우라늄으로 6~7kt 폭발력의 3차 핵실험 ▲2016년 1월 수소탄(북한 발표) 6kt 폭발력의 4차 핵실험 ▲2016년 9월 증폭핵분열탄 추정의 10kt 폭발력의 5차 핵실험 ▲2017년 9월 수소탄(북한 발표) 50kt 폭발력의 6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6차례 핵실험을 통해 이미 핵무력 고도화에 어느 정도 도달한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까지 이미 최전방에 실전 배치를 했거나 전력화 단계에 돌입했다. 여기에 전략핵과 전술핵까지 탑재하게 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두고 군사적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해마다 12~18기씩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2027년까지 151~242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의 핵무력과 군사적 위협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선지 오래다. 대한민국 생존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김태우 전 원장 "美 전술핵 재배치, 한반도 핵균형"

전문가들은 현실화된 북한의 핵무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핵공유와 핵무장, 핵균형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와 공론화,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14일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에 대해 "상대가 핵을 먼저 사용하든 안 하든 위험이 임박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핵사용 표적으로 적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의 핵전략은 약소국형 억제에서 강대국형 핵전투와 대남 선제 핵사용 불사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원장은 "지금 북한에 대해 비핵화 외교만 갖고 북한 핵을 제거하겠다고 하는 한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외교적 수사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북한 비핵화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의 '핵 기차'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질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9월 16일 열리는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 재가동과 관련해 김 전 원장은 "비핵화 외교는 그 자체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북한 핵을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남북 간 핵균형을 하면서 비핵화 외교를 계속하는 소위 병행 정책 내지 병행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미측에 정확히 전달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김 전 원장은 "미 전술핵 재배치를 통한 '한반도 핵균형(Inter-Korean Nuclear Parity)'"을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 전 원장은 "한국이 핵사용 결정에 참여하는 나토(NATO)식 핵공유 협정을 맺어 한국 인근 지역에 전술핵을 배치해 공대지 전투기를 운영하거나 핵잠수함의 인근 해역 상시 배치 등의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김 전 원장은 "동맹 합의에 의한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그 이후의 한미 핵공조도 하나의 대안"이라면서 "한국과 일본, 대만의 핵무장을 권고하고 한·미·일·대만 4개국 간 핵안보협력체 (Nuclear QUAD‧뉴클리어 쿼드) 같은 것을 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성장 센터장 "北 핵사용 땐 '즉각 보복' 美 문서화해야"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미는 북한의 핵무기 불사용을 전제로 지금까지 진행해 온 한미연합 훈련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북한이 전술핵이나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최악의 상황까지 반드시 고려해 훈련을 진행해야만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 센터장은 "북한이 한국에 전술핵무기나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은 즉각적으로 북한에 상응하는 무기로 보복할 것이라는 약속을 한국 정부는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문서화된 형태로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그 결과 만약 북한이 한국에 전술핵무기나 전략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도 상응하는 무기로 북한을 즉각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보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한과의 핵전쟁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대내외에 명확하게 천명해야 김정은의 핵무기 사용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 센터장은 "만약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해 미국도 즉각적인 핵 사용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대내외에 명확하게 천명하지 못한다면 한국 내에서 '미국이 워싱턴 D.C.와 뉴욕이 희생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서울을 지켜줄 것인가'라는 의문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석 전 차관 "北 핵무기 사용 않도록 하고 개방 유도"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대진대 교수)은 "김 위원장이 이번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압살하려고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깔고 있다"면서 "그러한 상황에서는 결코 비핵화가 없다고 다시 한 번 분명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전 차관은 "한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도 안 되지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경직된 현실 인식에서 벗어나 개방하고 협력하는 쪽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차관은 "미국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압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중국이나 다른 사회주의권 국가처럼 북한이 이제는 개혁 개방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차관은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어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변화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비연 선임연구원 "전투기·잠수함 기반 핵공유"

조비연 KIDA 선임연구원은 최근 '영국 사례를 통한 한국형 핵공유체제 방안'을 통해 "주한미군 공군기지와 괌 등 해외 미군기지에 전술핵을 배치해 공유받는 공중기반 공유체제"를 제시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핵탄두와 한국의 전투기를 활용하는 공중기반 핵공유는 한미 간 결심하면 이미 확보한 기술과 전력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해상기반의 신(新)공유체제로 미 핵탄두가 탑재된 SLBM을 한국 잠수함에 공유받거나 미 핵탄두를 한국의 SLBM과 잠수함에 공유받는 방안도 있다"고 제시했다. 

◆김국현 교수 "한미 핵공유 통한 실질적 확장억제"

김국현 초당대 군사학과 교수는 "한미동맹 체제 아래에서 오랜 기간 지내다 보니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너무 과신하는 듯하다"면서 "확장억제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국의 운명을 미국의 손에 맡기는 격이 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더군다나 미국이 본토에 핵 공격을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을 지원한다는 것은 확신하기 어려운 문제"이라면서 "북한은 이 틈을 집요하게 비집고 들어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한미 핵 공유를 통한 확장억제 강화는 북핵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력을 제공한다"면서 "핵은 핵으로 대응할 때 가장 강력한 억제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핵 공유는 핵균형으로 이어져 군축을 위한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핵 공유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샌드연구소가 지난 6월 낸 '2022 국민 안보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4.9%가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린드‧프레스 미 교수 "독자적 핵무장하면 한국 더 안전"

북핵과 중국 대응을 위한 한미 간 핵공유와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점점 커지고 있다.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이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스팀슨센터가 연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 토론회에서 미국의 역내 확장억제 전략에 주요 도전을 제기하는 첫 번째 요소로 북한의 핵 위협을 꼽았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4일 전했다.

울프스탈 전 국장은 북한의 새 핵정책 법령 채택을 언급하면서 "많은 핵억제‧비확산 분야 전문가들은 미국이 어떤 경우에도 한국을 보호하고 방어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지 못하면 독자적인 핵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한국의 욕구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니퍼 린드와 대릴 프레스 미 다트머스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한국은 독자 핵무기를 개발해야 하는가? 한때 굳건했던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있다'는 제목의 공동 기고를 통해 한국의 핵무장을 공개 제안했다. 두 교수는 공동 기고문에서 "북핵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미국이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 핵무장으로 한국이 나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두 교수는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은 현재의 방식보다 더 안전하게 한국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전례 없이 힘과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 어떻게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할지에 대한 장기적인 안보 문제를 관리하는 데에도 한국의 핵무장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두 교수는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라면서 "한국이 이미 독자적인 핵무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두 교수는 "한국의 핵무장은 핵확산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핵심 정책에 어긋나기 때문에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한미 동맹의 약화된 기반을 고려하면 최고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최승환 교수 "美, 한일 핵무장 허용 안보 맡겨야"

최승환 미 일리노이대 교수(국제관계)는 지난 7월 미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적기(適期)가 됐다 : 왜 일본과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했다. 최 교수는 "부유한 아시아 국가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태평양 서쪽 끝 최전선을 지키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무엇보다도 중국과 북한은 세계적으로 군사력을 투사하기 위해 역량을 증가시켜 왔고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부상했다"면서 "미국은 세계 패권을 쥔 힘이 빠져나가면서 혼자서 두 군사적 위협국가와 세력 균형을 이루는 것에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이제 책임을 다른 나라에 넘길 때가 됐다"면서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한때 절대적이었던 미국의 군사력이 경제적 도전에 의해 타격을 받고 있는 경제와 함께 약화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행동은 점점 도발적이고 위협적으로 변했다"면서 "이 위협들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동아시아 내 핵심 동맹국인 한국‧일본 두 나라의 독자 핵무장 프로그램을 좌절시키려는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켈리 교수 "한일 핵무장, 북중러 핵위협 막아야"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7월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미국은 동아시아의 핵 논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한국과 일본은 그들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역량이 있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켈리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직접적인 북핵 억지에 대한 대안들은 모두 허약하다"면서 "미국의 확장억제가 미 도시들이 한국과 일본 방어를 위해 희생되는 것을 의미한다면 이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켈리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줄일 의도를 내비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역내 핵도미노 현상은 이미 생긴 일이기에 한국이나 일본이 그 현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특히 켈리 교수는 "한일 핵무장의 위협이 북한과 중국에게 비핵화 협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미일 동맹의 동아시아 안보 협의에서 대량살상무기 어젠다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켈리 교수는 "피할 수만 있다면 그 누구도 더 이상 많은 국가의 핵무장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핵무장은 중대한 결정이며 본인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켈리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직접적인 핵억제가 갈수록 더 나은 선택지가 돼 가고 있다"면서 "미국은 동맹국들을 강압하지 말고 한일 핵무장 이슈를 논의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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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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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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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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