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시안은 8월 9일 성장둔화 속 신산업을 키웠다
- 상반기 성장률은 1.1%에 그쳐 부진이 뚜렷했다
- 일대일로 거점과 관광자원은 회복 가능성을 보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8월 9일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중국 산시(섬서)성 시안(西安, 서안) 동부 지역 아침 기온은 23도였다. 서울과 베이징에서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열대야 날씨와 비교하면 마치 어느 피서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인구 1300만 명이 넘는 시안은 거대한 소비도시이면서 중국 서북부 첨단 산업의 중심지다. 도심은 차량 정체가 심했지만 전기차가 운행 차량의 50%를 훌쩍 넘어서인지 대기 환경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었다. 도로를 가득 채운 친환경 녹색 번호판 차량은 시안 경제 산업구조의 변화를 말없이 웅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 중국 지방 도시들이 그렇듯 지표가 드러내는 경제 상황은 그다지 양호한 편이 아니다. 많은 지방 도시들이 부동산 침체와 투자 및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시안 같은 내륙 지방 도시들은 연해 도시에 비해 경제 회복에 한층 더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에 비치된 지방 신문은 2026년 상반기 시안의 경제성장률이 1.1%에 그쳤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었다. 중국 전체 성장률 4.7%는 물론, 산시(섬서)성 전체 성장률 3.8%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고정자산 투자가 줄었고 소매판매도 부진했다. 자동차 판매 역시 비야디와 지리, 산시자동차 등 주요 업체들의 부진으로 성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하지만 시안의 산업 현장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당장의 시장 침체와 조금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전통 분야에 비해 스마트폰과 집적회로, 태양전지 등 신흥산업 생산의 빠른 증가세가 눈에 띈다.
항공우주와 반도체, 태양광, 소프트웨어·정보서비스 분야도 새로운 시안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경기 부진은 오래된 도시가 새로운 산업도시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안은 지리적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은 오늘날 중국과 유럽을 잇는 국제 화물열차가 말해주듯 일대일로 신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했지만 철도와 항공망을 통해 서쪽으로 연결되는 교통 허브라는 점은 시안의 강점이다.

회족 거리와 도심 곳곳에서는 내수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한 시안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도시 중심가에선 젊은 관광객들이 머리를 높이고 짙은 화장을 한 모습으로 한나라·당나라 시대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도심을 활보하며 체험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시안 문화 및 바오지 백주 산업 서봉주 탐방단의 안내원은 장안(시안) 시절 당나라가 화려함과 개방성을 중시했다면 한나라 때는 비교적 검소함이 미덕이었다고 한당 양대 왕조 사회의 사뭇 다른 분위기를 설명했다.
탐방단이 도심을 떠나 이동한 도교 성지이자 시안의 명물인 화산은 시안의 남동쪽 약 120㎞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자동차로 약 한 시간 반 거리의 화산은 중국 오악 가운데 서악(西岳)으로 불린다. 동악 태산, 중악 숭산, 남악 형산 등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명산 가운데 하나다.
화산의 남봉은 해발 2154m. 장가계가 수려하고 섬세한 산수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면 화산은 웅장하면서 기백이 넘치는 바위산이라고 탐방단 가이드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진 점이 특별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침 호텔 인근에서도 봤는데 화산 인근에도 '강호채(江湖菜, 강호의 요리)' 전문점이라는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다. 화강주류의 김람수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강호는 원래 무림 세계와 같은 특정한 '바닥'을 뜻하며 무사들의 의리와 의협심을 상징한다. 강호채는 그런 사람들이 즐기던 다소 거칠고 투박한, 가공이 덜 된 웰빙 음식이라는 설명이다.
화산에서 이번 탐방의 주요 목적지 서봉주 공장이 위치한 바오지로 이동하는 데는 다시 시안을 지나 네 시간 정도가 걸렸다. 안내원은 탐방단의 무료함을 달래주려는 듯 중국 지도를 모양상 닭에 비유할 때 시안은 '닭의 심장부'와 같은 지역이라며 시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실제 시안 일대 관중 평원은 중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 가운데 하나였다. 1100년 동안 13개 왕조가 수도를 두었고 73명의 황제가 이곳을 지배했다. 곳곳에는 72개의 황제 능이 남아 있으며 당나라 3대 황제 고종과 황후 측천무후의 합장묘인 건릉도 이 지역에 있다.
탐방단 안내원은 고대 분묘와 병마용, 시안의 역사 박물관들은 숱한 황제들의 실패와 성공, 왕조 흥망성쇠의 비밀을 들려준다고 말했다. 실제 한때 관중의 주인이었던 진시황은 폭정과 분서갱유로 민심을 잃었고 결국 빠르게 무너졌다.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고 위정자들은 비슷한 이유로 파멸을 자초한다.

'민심이 천심이고 백성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수천 년 세월을 관통해 온 중국 정치의 금언이다. 진시황제가 세운 진 왕조의 단명은 민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민심과 유리되면 어떤 절대 권력이라도 오래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을 채찍처럼 냉엄하게 훈계한다.
진시황제보다 수백 년 전에 살았던 공자도 위정자들에게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라고 훈시했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가 늘어나야 도시가 번영하고 나라가 발전하는 법이다. 위정자들이 인구를 늘려 경제를 두텁게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라. 그러면 먼 곳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공자의 말대로 천 년 전에는 서역과 이웃 아시아 나라에서 구름처럼 많은 사람과 상단이 몰려들어 장안(시안)의 번영을 함께 일궜다. 오랜 역사와 권력의 흥망성쇠를 상징하는 도시 시안 탐방이 끝나가는 시점에 갑자기 중국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시안이 다시 중국 안팎에서 기업과 자본, 인재를 끌어들여 공산당의 중국몽, 현대판 '한당성세'를 재현하는 데 힘을 보탤수 있을까.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