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정 중단
울산 석유화학업계 "입항 금지"
[서울=뉴스핌] 조재완 신수용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이 임박해지면서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조선·석유화학 업계는 선박 입항을 중단하는 등 비상 체제를 가동 중이다.
힌남노는 5일 오후 12시 일본에서 한반도 남부를 향해 북상 중이다. 태풍은 오는 6일 새벽 제주를 거쳐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태풍은 포항·울산 등 경상권 일부 사업장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
◆ 조선업계, 선박 피항시키고 대책회의…포항제철소는 공정 중단
조선업계는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아직까지 이번 태풍과 관련한 사업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태풍 피해에 대비해 선박을 미리 피항 조치하고, 일부 옥외설치물을 일찌감치 철거했다.
현대중공업은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태풍 대응 매뉴얼에 따라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건조 마무리 단계이거나 시운전 중인 선박 9척을 지난 2일부터 서해로 피항시켰고,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또 방파제 주변 블록과 유해‧위험물질을 안전지대로 이동시키고, 침수·붕괴 우려지역에 대해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명과 물적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사전 점검 및 조치를 하고 있다"며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선박 6척을 피항시켰고, 휴게실 등 간이 시설물도 강풍에 대비해 단단히 고정 조치했다. 대우조선은 이날 오후 대책 회의를 열고, 임시 휴무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태풍이 지나가는 대로 공정 작업은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번 태풍으로 인해 조업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울산에 공장이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태풍 피해에 대비해 배수 취약지역, 낙하·전도 위험요소 등 시설물을 점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치수·방재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유사시 즉시 투입 가능하도록 대기 중이며, 저지대·침수위험 지역 차량들은 사전에 이동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도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일부 공정 가동을 중단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태풍 경로상 포항제철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6일 피크 시간대에 포항제철소 일부 공정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사진=뉴스핌DB] |
◆ 석유화학업계, 원유선 울산 입항 중단…침수 위험지 순찰 강화
울산 석유화학단지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롯데케미칼은 비상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낙화물 등 위험요소를 사전 제거하고, 침수 위험지역도 점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수해예방 장비를 미리 준비하는 동시에 태풍 경로를 모니터링해 안전사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원유선의 항만 입항을 중단한 상태다. 침수 위험지역 순찰도 강화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선박 입항을 중단했고, 사업장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상악화에 따른 원유선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항만 입항을 중지했다"며 "석유정제시설 가동 안정성 확보를 위한 예비 동력 공급조치를 준비하고 있고, 기상 상황에 맞춰 매뉴얼을 다시 점검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에쓰오일 측은 "지난 1일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입항을 금지했다. 태풍이 지나간 뒤 7일 이후부터 입항이 재개될 것으로 본다"며 "공장은 이상없이 가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울산에 주요 설비를 갖춘 SK가스 측은 "주요 설비는 대부분 지하 배관으로 매설된 상태인데, 파이프 라인의 기압 등을 점검했다"며 "기지 쪽은 배수 여부가 원활한지 확인했고, 부두 쪽에선 주요 시설물의 고정 상태를 점검했다"고 했다.
한화그룹도 24시간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각사별 생산안전·안전환경총괄책임자를 중심으로 비상대응 조직을 꾸렸다. 사업장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는 지역에선 태풍 경로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소재 철강사 관계자는 "태풍 대응 매뉴얼을 달리 가동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서해안엔 위치한 또 다른 정유업체는 "울산이나 부산 만큼 태풍 위험에 노출되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강풍에 대비해 물건들을 포박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다"고 했다.
힌남노는 6일 저녁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