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BC카드·우리카드 베트남·인도네시아 진출
KB국민카드·신한카드 해외법인 실적 '우수'
인구 많으나 폐쇄적 금융환경으로 '블루오션' 평가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5일 베트남 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이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기업 '티키(Tiki)')와 다음달부터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BNPL은 고객이 실물 신용카드 없이 먼저 쇼핑을 한 뒤 나중에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4일 베트남 호찌민 티키 본사에서 진행된 협약식에서 김종극 롯데파이낸스 베트남 법인장(오른쪽), 쩐 응옥 타이 썬(Tran Ngoc Thai Son) 티키 대표이사(왼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카드] |
롯데카드는 지난 2009년부터 베트남 진출을 추진해왔다. 2017년에는 베트남의 현지 소비자금융회사 '테크콤 파이낸스'와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은 뒤 같은 해 12월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을 본격적으로 출범시켰다.
BC카드도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와이어카드 베트남'을 인수한 뒤 올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디지털 결제 사업의 해외 협력사로 단독 선정된 바 있다.
이어 이달 12일에는 인도네시아 결제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IT개발사 크래니움을 인수했다. 크래니움은 인도네시아 현지의 정부기관, 금융, 통신 기업을 상대로 디지털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기업으로,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은행인 만디리은행을 비롯해 연금저축은행, 텔콤통신사 등 다수의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BC카드는 12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인도네시아 IT개발사 '크래니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식 직후 최원석 BC카드 사장(왼쪽), 윌리엄 킹 크래니움 사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C카드] |
우리카드의 모회사 우리금융그룹은 계열사들이 동남아시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 중 우리카드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으로부터 할부금융사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 인수를 승인받았다. 3분기 중 지분 인수 거래를 마무리한 뒤 두 번째 해외 자회사인 인도네시아 법인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첫 번째 해외법인으로 지난 2016년 미얀마에 '투투파이낸스'를 개설한 뒤 2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정부의 규제로 대출 상품의 금리 인상이 어려워지는 등 영업환경이 얼어붙은 탓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렸다. 이는 네 번 연속 금리인상으로 전례없는 일이다.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기준이 되는 여전채는 이날 현재 4.727%로 작년 말(2.372%) 대비 2.355%p 뛰었다.
카드업계에서 동남아시아는 금융사들이 진출하기 좋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2억8000만명인 반면 폐쇄적 금융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한국의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KB국민카드는 해외법인(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에서 지난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8배 성장한 120억9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보유한 신한카드는 작년보다 4배 성장한 113억3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대부분의 해외 자회사 이익기여도가 미미한데다 일부 자회사의 경우는 인수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1억1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롯데카드는 97억79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부터 취급고가 회복되는 만큼 향후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