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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맛배달' 의욕만 앞세워 성급히 시행…소비자 '외면'

기사입력 : 2022년08월27일 08:33

최종수정 : 2022년08월27일 08:33

음식사진 없고 휴대폰·간편결제 안돼...카드·대면결제, 지역화폐 한정 '보완시급'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전주시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배달 수수료를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전주맛배달'이 민간배달앱과의 경쟁에 밀려 6개월이 지나도록 터덕거리고 있다.

이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막연한 의욕만 앞세운 채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조건 시행부터 한 뒤 사후관리를 위해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예산투자만 일삼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시내버스 정류장에 '전주맛배달'을 홍보하고 있다. 2022.08.27 obliviate12@newspim.com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소비자에게는 이용이 불편한 천덕꾸러기로 전락되고 있지만, 정작 전주시는 "잘되고 있다"며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하고 있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월28일 운영을 시작한 '전주맛배달'은  지난 7일 기준 전주시에 등록된 9513개 외식업체 중 30% 가량인 2922개소가 등록했다.

또 전주시민 65만명 중 맛배달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10~69세 사이 인구 53만명 가운데 불과 6.62%인 3만5334명만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전주시는 단순히 가입·등록 숫자만 내세우며 '정착된 것처럼' 판단하고 있어 가맹점들로부터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전주맛배달은 공공·민간 협력형 공공배달앱으로 민간앱사가 앱운영·가맹점 관리, 전주시는 홍보·전략수립하고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위탁 관리한다.

홍보를 맡은 전주시는 지난해 6억원, 올해 3억원 등 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전주사랑상품권 캐시백 적립, 정기이벤트,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등 맛배달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전주시는 맛배달 활성화를 위해 홍보 운영비로 지난해 2억1012만원, 올해는 1억7700만원을 '쿠폰'비용으로 지출할 예정이다.

또 공공배달앱 가맹점 모집과 관리를 위한 인건비로 지난해 1967만원, 올해 1억23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는 보조인력 1명을 더 채용해 2명이 가맹점을 관리한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주맛배달(사진왼쪽)과 민간배달앱(사진오른쪽)에 등록된 같은 외식업체, 맛배달에는 선택에 참고할 수 있는 음식사진이 없다. 또한 민간배달앱에서는 할인이 진행되고 있다. 2022.08.27 obliviate12@newspim.com

그러나 맛배달은 이미 민간배달앱이 자리 잡은 뒤 진입하다보니 가맹점 수도 적고, 음식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도 제대로 올라와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결제수단도 휴대폰이나 간편 결제 등을 사용할 수 없고, 카드결제, 대면 결제, 지역화폐 연계로 한정돼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은 전주맛배달의 경우 음식사진이 제대로 올라와 있지 않고, 배달료도 민간배달앱과 차이가 없는데다 더 비싼 경우도 있어 "이벤트 쿠폰이 아니면 이용하지 안겠다"는 반응이다.

A씨는 "음식 이미지(사진)가 거의 없어 민간배달앱을 열어 2개 배달앱을 보며 다시 이미지를 확인한 뒤 쿠폰할인을 받기위해 맛배달에서 시킨다"며 "쿠폰 이벤트가 진행될 때만 음식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맛배달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민간배달앱은 좀더 저렴한 세트메뉴 등이 활성화 돼 있고, 리뷰이벤트를 작성하면 서비스를 제공해 오히려 맛배달보다 저렴하다"며 "맛배달도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박혜숙 전주시의원은 "맛배달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나 가맹점 모집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해 이용자들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존 민간배달앱에 등록한 이미지는 쓸 수 없어 맛배달에 음식사진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외식업체에서 연출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이미 민간앱이 활성화된 상태여서 외식업체 호응이 크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민간배달앱(사진왼쪽)에서는 업체에서 리뷰이벤트를 진행해 서비스 음료나 서비스 음식을 제공한다. 맛배달(사진오른쪽)은 리뷰를 작성하면 음식업체가 아닌 전주시가 이벤트로 쿠폰을 지급한다. 2022.08.27 obliviate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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