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이화여대 교수 "대학 현실 고려한 양성 계획 추진해야"
한국, 휴대전화·자동차·TV와 같은 세트제품 경쟁력 확보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반도체 관련 인력 15만명 양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학과'에 대한 재정 확대 등 지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학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도체 기업은 석·박사의 전문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지훈 이화여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2022 뉴스핌 반도체 포럼'에서 "대학의 현실은 정부의 기대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지훈 이화여자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 어떻게' 2022 뉴스핌 반도체 포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2022.08.25 leehs@newspim.com |
정부의 반도체 관련 인력 15만명 양성 방안 발표에 따라 대학들은 관련 학과 정원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2031년까지 반도체 관련 산업 분야에 12만 7000여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학 안팎에서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반도에 인력 양성 총괄 부서인 교육부도 수도권·비수도권 구분없이 역량과 의지를 갖춘 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학 현장에서는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중국과는 차이가 있다"며 "이에 따른 반도체 전략도 다르게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메모리 솔루션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내부에서도 통합반도체(SoC)를 포함한 설계의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라도 잘하기 위해서도 설계인력의 질적·양적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가 세계 시장의 62%를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중국 등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반면 점유율이 낮은 파운드리(16%), 팹리스(3%)에 대한 투자 등을 확대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IP기업(설계자산), 팹리스(설계), 파운드리(생산)의 공정을 거친 후 패키징과 테스트(후공정)를 통해 완성된다.
김 교수는 "한국은 대만과 달리 휴대전화, 자동차, TV 등과 같은 세트제품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국방·우주·슈퍼컴퓨팅 등 국가 핵심 영역에 대한 경쟁력을 내제화하는 국가들의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지훈 이화여자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 어떻게' 2022 뉴스핌 반도체 포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2022.08.25 leehs@newspim.com |
모든 대학이 동일한 수준으로 반도체 관련 기술을 지도할 수 없다는 '한계론'도 제기했다. 그는 "대학에는 많은 분야·전공이 있으며, 특정 분야만 이야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반도체 계약학과에서) 정년 보장 등에 대한 이야기 하는데 그전까지는 연구로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질을 콘텐츠를 유인하기 위한 방안들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대부분 연구를 본업으로 생각하는데, (이를 보완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간별 반도체 인력 양성 계획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현재 당장 필요한 인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들은 석사 같은 학부졸업생을 보내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내놓고 있는데, 향후 로드맵을 고려해서 수준별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