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공자의 '이립(而立)', 한중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한국과 중국은 수교 30 동안 간혹 갈등도 빚었지만 양국은 경제 사회 교류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발전상을 보여왔다.
한중간의 무역 규모는 30년 전 수교당시 50억 달러에서 2021년 3620억 달러로 72배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 누계도 900억 달러를 넘었다.
현재 한중 양국의 외교 위상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시 합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격상돼 있다. 한중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시 처음 양국 관계를 '협력 동반자'로 선언했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때에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정의한 바 있다.
한중수교 20년의 해 기념 캐치프레이즈는 '아름다운 우정. 행복한 동행'이었다. 2012년 8월 31일 당시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초대회에 참석해 양국 우호 협력에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2022년 상황은 다르다. 미중 충돌과 함께 국제 형세가 요동치면서 공자가 말한 이립, 30년 지기의 한중 우호 협력 관계 앞날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는 분위기다.
수교 30년의 해인 2022년, 현재의 한중 관계는 치킨게임 양상의 미중 대결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부 불확실성으로 인해 예측불허의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미국과 중국간 격렬한 충돌로 세계 정세가 요동치면서 한국 경제가 양국사이에 끼인 채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사드 악령이 너울거리고, 코로나는 여전히 한중 교류 협력을 무겁게 짖누르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08.24 chk@newspim.com |
무엇보다 한중수교 30주년의 해인 2022년, 한국과 한국 경제호의 최대 리스크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듯 파국적인 신냉전 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는 미중 격돌이다.
미국은 세상 어떤 것도 뚫을 수 있는 창을 가지고 중국을 제압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어떤 무기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를 가치고 미국의 공격에 대항하고 있다. 쉽게 끝나질 않을 싸움이다. 지금은 그야말로 모순의 시대이고 한중 관계도 이로인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G2 글로벌 양대 강국의 대결은 대외 지향형 한국 경제로선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에 대해 경제 안보 군사분야 중국 제제 전략이라고 규정, 한국의 참여를 견제하고 있다.
중국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들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의 글로벌 경제 운동장이 협소해질까봐 걱정한다. 미중 두나라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모두 높은 우리로선 묘안을 찾아야 활로를 열고 미래로 나갈 수 있다.
미국은 안보와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을 자국 진영으로 한발 더 깊숙히 끌어들이려고 애쓰고 있다. 중국은 이를 줄세우기 외교라고 주장하며 자국의 안보 이익에 대한 위해를 이유로 한국에 자주적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2022년 8월 한중 관계가 수교 30년 동안 가장 어려운 역사적 시험대에 오른 느낌이다. 양국이 상호존중의 토대위에서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한중 수교 30년의 유익한 성과를 돌아보면서 또다른 미래 30년의 장기 발전을 위한 비전을 설계해야 한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