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규모 47배 급증…최근 무역적자 전환
기술융합 강화·첨단기술 선점 적극 나서야
올해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중 간에는 시련과 도전도 있었지만 양국은 경제를 비롯한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보였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의 중요한 원칙인 상호존중과 공동이익을 위해 양국이 노력해 온 덕분이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했다. 작금의 국제질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은 한국에게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와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핌은 [한중수교 30년] 기획을 통해 미래 30년을 위한 공동이익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한국과 중국 양국이 지난 1992년 수교를 맺은 이후 30년간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160배 이상 급증하면서 수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습이다.
한·중 양국간 긴장감은 지난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및 한국 방문과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칩4),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 갈등요소가 산적해 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글싣는 순서
1. 정상회담으로 본 한중 30년
2. "중국과 적대관계 안돼…전략대화 정례화‧제도화 필요"
3. 경제 협력 '동반자'서 '경쟁자'로...길잃은 對中 수출
4. 中, 무서운 기술추격…주도권 내주는 韓기업
5. 유통가 '탈중국'…사드 후폭풍에 쓸려간 중국 시장
6. 한한령에 제동 걸린 한류…교류 확대로 돌파구 마련
7. 게임 판호 해결 나선 정부..."소통 강화로 해법 모색해야"
8. 수출 162배 늘었지만 최근 '살얼음판'…통상협력 강화해야
통상협력에서의 어려움은 대(對)중 무역수지에서도 나타난다. 대중 무역수지는 수교 이후 28년여 만에 처음으로 석달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새로운 통상협력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 30년간 대중 수출 160배 이상 급증…통상협력 최근들어 급냉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629억1300만달러(약 218조7000억원)로 한중 수교 직전 해인 1991년의 10억300만달러 대비 162.4배로 확대됐다. 무역규모는 1992년 64억달러에서 2021년 3015억 달러로 47배 이상 증가했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8월 9일 중국 산동성 칭다오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면서 악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외교부] |
하지만 수교 3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의 관계는 미묘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한미 동맹 강화와 한일 관계 개선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동맹, 한일 관계 개선은 강조했찌만 중국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사드와 관련해 주권 사항 불타협 발언이 전부였다.
여기에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다음달 공식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IPEF는 중국이 주도했다고 알려진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한 견제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인 '칩4(팹4)' 이슈가 새로 부각되고 있다. 칩4가 대중 견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의 참여 여부 등도 엮여 있어 중국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과 통상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중국 현지 출장 등 방문기회가 줄어들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통상협력 관계가 줄어든 것 처럼 보이지만 물밑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중 수출 전략 교체 필요…기술 융합통합 고급화·첨단기술 선점 중요
늘어난 무역규모 만큼 고착화 한 대중 무역의존도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대중 무역 수지는 한중 수교 이후 28년여 만에 처음으로 석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새로운 통상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 10억9900만달러, 6월 12억1400만달러, 지난달 5억75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 수출입동향에서도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6억6700만달러 적자를 보여 4개월째 대중 무역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중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시장의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중 의존도를 단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중국 내수시장은 여전히 국내 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인 만큼 대중 수출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코로나19 등 최근의 상황도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중국의 산업 고도화에 따른 전통적인 교역구조가 깨진 영향이 크다"며 "중국의 기술 발달로 우리나라에 의존하던 품목들은 수입을 하지 않고 되려 원자재 수출 등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중국과의 무역에 있어서 기존의 기술 융합 등을 통한 프리미엄 제품 등 고급화로 접근을 해야 한다"며 "고급화 전략외에 최첨단 소부장 개발 등 중국이 선점하지 못한 기술을 우리가 먼저 확보 함으로써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