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안보 우려 중시'·'적절한 처리'" 강조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중국을 방문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밝혔다고 10일 말했다. '사드 3불'이란 문재인 정부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망(MD)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을 가리킨다.
전날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찬을 포함해 약 5시간에 걸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마친 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문제 관련해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은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우리의 안보 주권 사안임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8.9 [사진=외교부] |
그는 "양측은 사드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종료된 후 사드 관련 논의 내용을 담은 별도의 자료를 통해 왕 부장이 박 장관에게 사드 문제에 대해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문제의 적절한 처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이 강조한 '안보 우려 중시'는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사드 레이더가 중국의 전략적 동향을 탐지할 수 있다는 중국의 문제 제기를 존중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적절한 처리'는 '사드 3불'에 이어 '1한'(限·배치된 사드의 운용 제한)'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회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기본적으로 양국 외교장관 모두 깊이 있게 각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명확하게 개진했다"며 "동시에 중국 측이나 한국 측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향후 한중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점에 명확하게 공감했다. 이것이 핵심"이라고 피력했다.
한중 외교장관이 사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명확하게 개진했다'는 표현은 결국 윤석열 정부와 중국 정부 당국이 밝혀온 기존 입장을 이번 회담을 통해 재확인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이번 회담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중 관계 북핵 문제 지역과 글로벌 이슈를 포함한 양측의 관심 사안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 존중에 기반하여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양국 외교부가 함께 실천할 구체적인 방안을 담은 한중 관계의 미래 발전을 위한 공동 행동 계획을 제안했고 중국도 이를 추진키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과의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소통을 위해 2+2 외교 국방 차관급 대화를 연내 개최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한중 간 경제협력과 관련해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투자 후속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박 장관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명확히 설명했다"며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대화로 복귀해 진정한 비핵화의 길을 걷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고 중국도 이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한중 간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문화 콘텐츠 교류 확대와 항공편 증편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앞으로 양국 외교장관 셔틀 외교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적절한 시기에 왕 위원이 한국을 방문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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