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달 상승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가 이달 들어 변동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월가 투자은행(IB)들도 미국 경제 및 증시에 대해 엇갈린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지난 7월 한 달 9% 넘게 올랐다가 8월 들어서는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8일(현지시각) 지수는 4140.06으로 거래를 마쳐 7월 말 기록한 4130.29보다 0.2% 오르는데 그친 상태.
지난달 증시 상승은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중 금리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빠르게 고조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지난주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뒤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지속 여부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투자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S&P500지수 1년 추이 [사진=구글] 2022.08.09 kwonjiun@newspim.com |
◆ "내년 실적 전망 어둡다"
IB 중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의 단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는데도 시장이 기어코 위를 향한 것에 우려를 표했다.
마이클 윌슨 모간스탠리 수석 전략가와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기업들의 비용 압박이 계속되면서 내년 이익마진이 위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월가 내 대표적인 약세론자로 꼽히는 윌슨은 미국 증시가 연출할 수 있는 최선의 랠리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발표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양호했고, 기업들이 인플레 압박을 견뎌낼 것이란 데 베팅하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모간스탠리와 JP모간은 소비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물가가 여전히 빠르게 오르고 있고, 생산자 물가도 두 배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간스탠리 윌슨은 이날 고객 노트에서 "지속되는 비용 압박과 수요 감소를 감안하면 내년 기업 마진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틴 역시 매출이 더딘 속도로 꾸준히 늘더라도 이익 마진은 인플레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내년 원자재와 에너지, 헬스케어 주도로 거의 모든 업종이 위축될 전망이며, 순 이익마진이 25bp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윌슨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예상보다 빨리 하락할 수 있겠지만 그 자체만으로 모든 먹구름이 걷혔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적 전망치에 이러한 부정적 이익 전망이 더 적극 반영될 9월까지는 기다려야 본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때까지는 S&P500지수가 3800~420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 JP모간 "랠리 쭉 간다"
반면 JP모간은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이 쭉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슬라브 마테즈카가 이끄는 JP모간 전략가들은 "연말로 접어들면서 주식시장 위험/보상 수준이 전혀 나쁘지 않고, 부진한 경제 지표들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피봇) 기대감을 부추긴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호재로 여겨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 활동 둔화도 우려했던 수준까지는 아닐 수 있고, 무엇보다 증시 밸류에이션이 매우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수준이 높아진 점도 앞으로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기대감을 높이며, 투자 심리가 지나치게 약세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도 반대로 강세장 신호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JP모간은 또 올해 미국 달러 강세도 정점을 찍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경기 둔화 신호가 침체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은행은 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견실하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불어난 예금이 소비자 지출에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주에는 JP모간 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략가가 연초 이후 미 증시 밸류에이션 낙폭이 1990년대 초 이후 다른 침체 기간의 평균 낙폭을 넘어섰다면서, 앞으로 기업 이익이 줄어도 주가 랠리는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kwonjiun@newspim.com